푸조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라인업 확장과 국내 시장 저변 확대를 이끌 준중형 SUV 3008이 8년 만에 완전변경 모델로 돌아왔다. 이번에 출시된 3세대 '올 뉴 3008'은 스마트 하이브리드 기술을 접목해 연비는 높이면서도 가격을 이전 세대와 동결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자랑한다.
푸조 3008은 2008년 글로벌 출시 이후 2016년 2세대 모델(P84) 기준 누적 140만대 이상 판매고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도 2010년 디젤 모델 출시 이래 푸조 전체 누적 판매의 약 27%를 차지하는 핵심 모델로 활약해왔다.
이번 3세대 올 뉴 3008은 스텔란티스의 차세대 전동화 플랫폼 ‘STLA 미디엄’이 최초 적용된 모델로 디자인과 공간, 파워트레인, 기술 등 전반적으로 푸조의 혁신을 담아냈다는 평이다.
외관은 408 크로스오버를 통해 선보인 유려한 패스트백 실루엣과 루프라인을 올 뉴 3008에도 적용했다. 푸조의 새로운 엠블럼을 중심으로 바디 컬러와 어우러지는 그라데이션 그릴, 사자 발톱 형상 주간주행등으로 이어져 경계를 없앤 전면부로 미래지향적 인상을 준다. 그릴 위 헤드램프까지 펼쳐진 수평 스트립 내에는 3008 레터링이 새겨졌다.
새로운 3008의 GT 트림을 타고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를 출발해 경기 남양주 수동휴게소 톨게이트를 경유, 가평군 글램트리 리조트까지 편도 약 54km를 주행했다.
운전석에 앉으면 한 단계 진화한 ‘파노라믹 아이-콕핏’이 시선을 끈다. GT 트림에는 대시보드 위에 떠 있는 듯한 플로팅 형태 ‘21인치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최초 적용, 미래적 감성과 시각적 몰입도를 높였다. 덕분에 내비게이션을 보면서 운전할 때 최근에 탄 그 어떤 차보다 편안했다.
디스플레이 하단에는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직관적으로 설정할 수 있는 ‘버추얼 아이-토글’, 터치 센서가 적용된 콤팩트 스티어링 휠, 스티어링 휠 옆으로 배치된 일체형 기어 셀렉터까지 더해져 보다 여유롭고 직관적 조작이 가능하다.
내부 공간 또한 예상했던 것보다 넓었다. C, D 세그먼트와 하이브리드 및 순수 전기차를 폭넓게 아우르는 ‘STLA 미디엄’ 기반으로 설계된 올 뉴 3008은 더욱 넓어진 차체의 공간성을 자랑한다. 트렁크는 기본 588L, 40대 20대 40으로 분할 가능한 뒷좌석 폴딩 시 최대 1663L의 넉넉한 적재 공간이 확보된다. 또한 총 17개 수납공간 및 에어컨 연동으로 쿨링이 가능한 암레스트 보관함 등 총 34L의 수납 용량을 제공한다.
본격 주행에 나서자 올 뉴 3008의 매력이 실감됐다. 고속도로에서 빠르게 달리는데도 흔들리거나 소음이 거슬리지 않고 안정적 주행을 할 수 있었다. 와인딩 코스에서도 흔들림 없는 주행 성능을 자랑했다. 다만 경사로 구간에서 가속 페달을 밟아도 평지 대비 힘을 내지 못하는 점은 다소 아쉬웠다. 올 뉴 3008은 엔진과 전기 모터 합산 최고 145마력의 출력을 발휘하며 각각 엔진 136ps, 전기 모터 15.6kW의 출력과, 23.5kg·m, 5.2kg·m의 최대 토크를 제공한다.
높은 연비도 뉴 3008의 장점 중 하나다. 올 뉴 3008은 48V 스마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 도심 환경에서 전체 주행 시간의 약 50%를 전기 모드로 주행이 가능하다.
1.2L 퓨어테크 가솔린 엔진, 하이브리드 전용 6단 듀얼 클러치(e-DCS6), 48V 배터리로 구성된 이 시스템은 변속기 내 전기모터 통합 설계를 통해 시동·출발·저속 주행 시 전기 모드로 작동하며 회생 제동과 가속 보조 기능으로 높은 연료 효율과 정숙성을 제공한다. 여기에 정밀한 스티어링 반응과 고속 안정성까지 더해져 푸조 특유의 경쾌하고 민첩한 주행 감성을 완성했다. 복합연비는 14.6km/L이며 실제 주행에서는 16km/L를 거뜬히 넘겼다.
올 뉴 3008에는 다양한 안전 사양이 기본 탑재됐다. △운전자 주의 알람 시스템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 △전방 충돌 알람 △후방 주차 보조 시스템 △액티브 세이프티 브레이킹 시스템 △후방 카메라 등의 안전 사양을 기본으로 GT 트림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스탑 앤 고 포함) △교통 표지 인식 시스템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사각지대 충돌 알람 시스템 △전방 주차 보조 시스템 기능 등이 추가된다.
특히 새롭게 탑재된 360도 파노라믹 카메라는 좁은 골목이나 복잡한 도심에서도 시야 확보와 주차에 도움을 준다.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 등 무선 미러링 기능과 모바일 무선 충전 트레이도 기본 제공된다.
올 뉴 3008 스마트 하이브리드의 공식 판매 가격은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 적용 시 알뤼르 4425만1000원, GT 4916만3000원이다. 수입차 시장도 SUV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선호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도심 주행과 가성비를 갖춘 모델로 인기를 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