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이사인 리사 쿡을 해임한다고 발표한 후 미국의 장기 국채와 주식 선물이 하락했다. 달러화도 흔들렸다. 미국 대통령이 연준 이사를 해임하는 전례 없는 조치로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영향이 컸다.
26일(현지시간) 런던 시장 초반에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2.5베이시스포인트(1bp=0.01%) 상승한 4.30%에 도달했고 30년 국채 수익률은 5bp 상승한 4.94%를 기록했다.
미국 주식 선물은 이틀 연속 하락했다. S&P500 선물과 나스닥 100 선물은 각각 0.1% 씩 내렸다.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 선물은 0.2% 하락했다. 위험 심리 고조로 금은 0.4% 상승하고 달러화는 최대 0.3%까지 떨어진 후 하락폭을 줄였다.
전 날 늦게 트럼프 대통령은 주택 담보 대출 과정에서 부적절한 행위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리사 쿡 연준 이사를 해임한다고 밝혔다. 쿡은 “사임하라는 협박을 받을 의향이 전혀 없다”고 대응했다.
아시아 시장은 전 날 미국 시장의 약세와 트럼프의 새로운 관세 위협 등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일본 닛케이 지수는 0.97% 하락 마감했다.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0.39%, 홍콩 항셍지수는 1.18% 떨어졌다. 한국 코스피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산 선박 구매” 등을 언급했음에도 이 날 0.9% 하락했다.
MSCI 아시아 태평양 지수는 1%, MSCI 신흥시장 지수는 0.8% 하락했다.
OCBC의 통화 전략가 크리스토퍼 웡은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달러화에 부담을 주고 있으며 향후 FOMC의 구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로 인해 금리 인하 전망과 달러화 약세 전망이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거시경제 전략 책임자인 팀 그래프는 “기관 투자자들이 다시 달러화를 대량 매도하고 유로화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에서는 프랑스의 정치 혼란이 프랑스 증시의 급락과 유럽 시장 전반의 하락을 불렀다. 프랑스의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가 이르면 다음 달 현 정부를 무너뜨릴 수 있는 신임 투표 실시를 제청하자 프랑스의 CAC 40 지수가 2% 하락하고 유럽의 스톡스 600 지수는 0.7% 하락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