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영어네요. 어디서 그렇게 잘 배웠습니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라이베리아 대통령의 영어 실력을 칭찬했다. 하지만 언론은 상식을 벗어난 언급이었다고 지적했다. 영어는 라이베리아의 공용어이기 때문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세네갈, 라이베리아, 기니비사우, 모리타니, 가봉 등 아프리카 5개국 정상과 백악관에서 오찬을 했다. 이날 오찬에 참석한 아프리카 대통령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와 칭송을 쏟아냈다.
조지프 보아카이 라이베리아 대통령도 "라이베리아는 미국의 오랜 친구"라면서 영어로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으로 믿는다.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며 미국이 라이베리아에 투자해 줄 것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아카이 대통령의 '영어 실력'에 관심을 보였다. 현장에서 다른 국가 대통령들은 프랑스어 등 여러 언어로 말했는데, 보아카이 대통령이 영어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보아카이 대통령의 발언 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렇게 훌륭한 영어라니"라고 감탄한 듯한 언급을 하더니 "어디서 그렇게 멋지게 말하는 것을 배웠습니까? 어디서 공부하셨나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라이베리아에서는 영어가 공식 언어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어색한 칭찬이 됐다. 보아카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칭찬에 모국에서 교육받았다고 답하면서도 당황한 듯한 내색을 감추지 못한 채 웃음을 지어 보였다.
라이베리아는 미국에서 해방된 흑인 노예들이 1847년 건국한 아프리카 최초의 흑인공화국이다. 미국은 1862년 라이베리아 독립을 인정했다. 하지만 지금도 원주민과 이주 흑인 간 갈등은 여전하고, 라이베리아는 최빈국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