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금배추' 반복될까…폭염에 여름배추 면적 8% 급감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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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연, 여름배추 재배 의향 면적 전년比 8.8%↓
병해충·반복되는 이상기후 탓에 재배 포기 늘어
정부, 봄배추 비축 늘리고 병해충 예방 지원

  • 등록 2025-06-15 오후 4:31:47

    수정 2025-06-15 오후 4:31:47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최근 가공식품·외식을 중심으로 한 먹거리 가격 급등세에 농산물까지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복되는 이상기후로 여름배추 재배 면적이 작년보다 8%나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여름배추 생산량이 줄어들면 지난해와 같은 ‘금배추’ 사태가 재현되며, 그나마 안정세를 보이던 농산물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배추. (사진=연합뉴스)

15일 농촌경제연구원의 ‘6월 엽근채소 관측’에 따르면 올해 여름배추 재배 의향 면적은 3418ha로 전년(3747ha) 대비 8.8%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평년과 비교하면 23.9%나 줄어든 수치다.

병해충 발생 및 이상기후로 날씨가 더워지면서 재배를 포기한 농가가 늘어난 탓이다. 농경연 관계자는 “여름배추는 연작피해, 선충 발생으로 인한 휴경이 늘고, 기온 상승으로 재배 의향 면적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최근 배추값 약세도 재배면적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평균 배추 도매가격은 10kg 상품 기준 5940원으로 1년 전(1만 217원)의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특히 상순에는 7260원이었던 가격은 중순 이후 5280원으로 크게 떨어졌다. 배추 소비가 부진한 상황에서 봄배추와 품질이 낮은 저장배추가 본격적으로 출하되면서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올해 기록적인 폭염이 예고된 점도 생산량을 떨어뜨릴 수 있다. 배추는 저온성 작물이기 때문에 온도가 26도 이상만 돼도 생육에 영향을 받는다. 여름에는 비교적 서늘한 강원도 고랭지에서 여름배추를 재배하지만, 최근 기후변화로 고랭지 작황도 계속해서 안좋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높은 온도와 습도가 지속되면 무름병이 발생해 상품 가치가 떨어지거나 아예 수확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농산물 물가는 전년보다 4.7% 내리는 등 비교적 안정세에 접어들었는데, 배추 가격이 급등하면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름 배추는 원래도 생산량이 다른 계절에 비해 적기 때문에, 물량까지 부족하면 가격이 크게 뛸 수 있다. 지난해에도 여름 폭염·폭우 피해가 속출하며 전년대비 2배까지 급등한 배추 가격은 김장철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먹거리 물가를 끌어올린 바 있다.

정부에서는 여름배추 출하량 감소에 대비해 정부 가용물량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공급량이 충분한 봄 배추 1만 5000t(톤)을 사전 수매비축해 공급이 부족한 시기에 도매시장 등에 방출한다.

생육 관리를 위한 병해충 예방 지원도 한다. 매년 발생 면적이 늘어나고 있는 주요 병해충을 예방하기 위해 토양소독, 녹비작물 재배 및 미생물퇴비 살포 등 방제 비용을 농가에 지원한다.

또 농협을 통해 여름 배추·무 계약재배를 확대하고, 생산량 감소·시장가격 하락 시 평년 소득의 최대 85%까지 보전하는 수입안정보험을 올해부터 시범 도입해 재배면적 확대도 유도한다.

이밖에도 정부는 식품·외식 물가 안정을 위한 범정부 대책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김민석 총리는 지난 13일 “거래의 불투명성을 이유로 국민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방식은 우리 사회와 시장의 합리화 방향에서 고쳐가야 한다”며 “여야가 협력해 머리를 맞대고 풀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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