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닝/ 잉그리드 클레이튼 지음/ 416쪽·2만3800원·센시오
끝없이 나를 타인에게 맞추며 살아온 사람들을 다룬 책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15년 이상 클리닉을 운영한 저자는 이를 ‘순응’이라고 이름 붙였다. 그는 순응이 단순한 착함이나 배려가 아니라 몸에 남은 치열한 생존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우리는 위협 앞에서 보통 싸우거나, 도망치거나, 굳어버린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는 여기에 하나의 반응을 더한다. 바로 상대의 기분을 맞추고 비위를 살피는 ‘순응’이다. 이는 나를 보호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생겨난 방어기제다. 하지만 그 결과 스스로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사람이나 관계에 오히려 가까이 다가가고, 상대의 환심을 사려는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이 책은 그 메커니즘을 똑바로 바라보게 하고, 순응에서 벗어나는 길을 안내한다. 저자는 순응하는 사람들에게 뒤따라오는 수치심이 매우 고통스럽고 폭력적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그는 왜 그런 반응이 생겼는지를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트라우마의 소용돌이에 갇혀 순응이라는 방어기제를 갖게 된 것은 우리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방식을 바꿀 힘은 우리 안에 있다. 저자는 우리가 자유를 누릴 권리 역시 갖고 있다고 말한다. ‘내가 문제다’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타고난 자아를 중심으로 단단하고 흔들리지 않는 토대를 회복하는 일. 그리고 그 토대 위에서 타인과 다시 다정한 관계를 맺는 일. 이 책은 그 과정을 보여준다.
◇ 교육은 유전을 이길 수 있는가/ 안도 주코 지음/ 296쪽·2만2000원·알레
삶이 바닥을 치는 순간 우리는 어떻게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책은 인생을 고정된 과제가 아닌 앞뒤로 흔들리는 ‘그네’에 비유하며 깊은 위로를 건넨다. 저자는 스스로 발을 구르는 시작부터 일상에 안착하기까지의 10단계 역동적인 리듬을 통해 삶의 모든 순간을 이야기한다. 높이 비상하는 순간이 있다면 필연적으로 마주해야 할 하강의 곡선과 사별의 아픔까지 철학적으로 담담하게 풀어냈다. 속도전에 지쳐 세상과 멀어지고 싶을 때, 잠시 마음의 열기를 식히고 다시 삶으로 나아갈 따뜻하고 강력한 원동력을 전하는 책이다. 흔들리는 삶의 곡예 속에서 나만의 중심을 잡고 싶은 이들에게 권한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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