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삶을 채우려 애쓰며 허무해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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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삶을 채우려 애쓰며 허무해 할까

"나는 공허를 얻기 위해 달린다." 마라톤을 즐기는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신의 에세이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흔히 공허는 미완성, 부족한 상태로 여긴다. 시간과 마음을 뭔가로 채우고 장식하기 위해 애쓰며 산다. 그런데 왜 하루키는 공허를 얻으려 노력한다고 말할까.

최근 출간된 토마스 무어의 신작 <공허에 대하여>는 공허를 무의미하거나 해소해야 할 상태가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으로 바라보는 책이다. <영혼의 돌봄>으로 유명한 작가이자 심리치료사인 무어는 말한다. "온갖 소음에 끊임없이 시달리는 세상에서는 조용히 사는 법을 익히는 것이 꼭 필요하지요. 자기 생각과 가슴 뛰는 소리를 들을 수 없다면 어떻게 진정으로 자신을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비움의 가치'를 알려주는 책이다. '더 많이, 더 빨리, 더 높이'를 외치는 경주에 지친 현대인에게 새로운 삶의 태도를 제시하는 잠언집 같다. "삶이라는 연못에 뛰어들 때마다 굳이 소리를 낼 필요는 없습니다. 소란스럽지 않아도 깊고 단단하게 존재할 수 있습니다."

나태주 시인은 이 책 추천사에서 "이 시대야 말로 결핍이 결핍된 시대"라며 "우리는 지금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더 많은 것을 갖고 싶어 아등바등 물에 빠진 사람처럼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이어 "맑고 밝은 이 책이 우리네 삶에 부족한 청빈의 아름다움과 고귀함을 가르쳐줄 것"이라며 일독을 권했다. 시인인 이해인 수녀는 "공허가 채워주는 참 행복을 기대하며 공허를 자꾸만 더 갈망하고 맛보게 만드는 책"이라고 평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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