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대문 인근 4·5성급 호텔이 잇달아 매물로 나오며 국내외 투자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수 회복으로 호텔 수요가 늘어나는 반면 신규 공급은 제한적인 만큼 호텔의 자산 가치는 당분간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오는 24일 서울 중구 저동2가에 있는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조선 명동’ 매각을 위한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현장 투어에 참여한 국내외 기관투자가 20곳 중 여러 투자자가 인수 의향을 밝힌 것으로 파악된다. 2020년 10월 개관한 이 호텔(4성급)은 지하 3층~지상 26층, 375실 규모다. 이지스자산운용이 2020년 SK디앤디로부터 1665억원에 선매입해 운용하다 펀드 만기를 앞두고 매물로 내놨다. 예상 매각가는 객실당 6억~7억원 수준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이달 서대문구 미근동 ‘신라스테이 서대문’의 매각 주관사 선정을 위해 부동산 자문사를 상대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할 예정이다. 이지스자산운용 측은 여러 투자자가 인수 의향을 비친 만큼 투자자를 구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KT&G도 최근 중구 남대문로4가에 있는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호텔’의 매각 주관사를 선정했다. 2016년 준공된 이 호텔은 지하 5층~지상 20층, 400실 규모의 4성급 호텔이다. KT&G의 호텔사업 부문 자회사인 상상스테이가 운용해 오다가 최근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매물로 내놨다.
호텔 자산을 보유한 기업과 자산운용사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되살아난 호텔 투자심리에 발맞춰 매물을 내놓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 상업용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펜데믹 기간 폐업하거나 용도를 변경한 곳이 많아 서울 4~5성급 호텔은 공급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텔 가격도 빠르게 오르는 추세다. 상업용부동산 서비스 업체 젠스타메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호텔의 3.3㎡당 거래가격은 2494만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객실당 거래 가격은 4억원으로 2022년 3억7000만원, 2023년 2억6000만원에서 크게 올랐다.
리테일·오피스 자산을 호텔로 용도변경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미국계 대체투자 운용사 안젤로고든은 2022년 폐업한 뒤 오피스 개발을 추진해 온 중구 명동 ‘티마크그랜드호텔’을 인수해 작년 하반기 576실 규모의 4성급 호텔(보코 서울 명동)로 재개관했다.
마스턴투자운용이 매각을 추진 중인 동대문 ‘두산타워’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한국투자증권도 이 건물 지상 6~14층에 들어선 현대백화점 면세점 자리에 호텔을 새롭게 입점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