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유심(USIM) 정보 해킹 사건 이후 편의점의 알뜰폰 유심 판매가 급증했다. SK텔레콤이 전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 무료 교체를 약속했으나 신청자가 몰리며 접속이 지연되는 등 혼란이 가중된 탓에 'SK텔레콤 유심 대란'이 일어난 영향이다. 이용자들은 유심을 직접 구하기 위해 편의점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28일 기준 편의점 4사가 운영하는 앱에서 '유심'이란 검색어가 3~5위에 올랐다. 편의점은 알뜰폰·선불형 유심만 판매한다. 이번 SK텔레콤 해킹 사건 이후 유심을 사려는 소비자들은 대부분 알뜰폰 서비스 가입자다.
편의점에는 주로 SK텔레콤이 운영하는 알뜰폰 서비스인 SK7(SK세븐모바일)을 비롯해 KT의 KTM&S, KTM모바일, LG유플러스의 LG헬로비전, 미디어로그알뜰폰 등의 유심 상품이 입점해 있다.
앞서 SK텔레콤은 유심 무료 교체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알렸으나 온라인 유심 교체 예약 시스템에 신청자가 몰리면서 초기부터 접속 장애를 겪었다. 전국 대리점, 공항에는 교체를 기다리는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러자 SK텔레콤 알뜰폰 가입자들은 유심을 교체하기 위해 편의점을 찾았다. SK텔레콤 알뜰폰 서비스 가입자들은 187만명에 달한다. 해킹 사건에 불안함을 느낀 일부 소비자들이 KT, LG유플러스 등 다른 통신사로 번호 이동하기 위해 타 통신사의 유심을 구입하는 사례도 있었다.
그 결과 편의점 4사의 관련 매출도 크게 뛰었다. CU의 경우 SK텔레콤에서 이용자 유심 정보 해킹 사건을 알린 22일부터 27일까지 유심 매출이 가파르게 올랐다. 전주 대비 103.3% 늘은 수준이다.
SK텔레콤에서 유심 무상 교체 조치를 발표했던 25~27일까지 매출은 215.3%, 가장 최근인 26~27일 매출은 374.5%로 증가세를 탔다. 사업자별로 보면 SK텔링크(427.8%), KTM(176.1%), KTM&S(88.4%), LG헬로비전(56.0%), 미디어로그(53.4%) 순이다.
GS25는 22~27일까지 알뜰폰 유심 매출이 직전 동요일(4월 15~20일) 대비 147.8% 증가했다. 같은 기간 SK세븐모바일 알뜰폰 유심 2종의 경우 667.4%, 주말 기준인 26~27일엔 2102.3% 늘었다. 일부 점포에선 품절이 일어나기도 했다.
같은 기간 세븐일레븐의 유심 매출은 전주 동기 대비 2배, SK유심(SK텔링크 알뜰·반값)은 13배 증가했다. 이마트24의 유심 매출은 전월 대비 44.2%, 전주 대비 53.2% 늘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