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 대란' SKT 물량 달린다…"통신사 바꾸겠다" 반응까지 [이슈+]

1 week ago 6

지난 27일 서울의 한 SK텔레콤 대리점에 ‘유심 재고’ 관련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7일 서울의 한 SK텔레콤 대리점에 ‘유심 재고’ 관련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했는데 계속 해킹 얘기가 많기도 하고 아들도 매장 가서 유심을 교체하라고 해서 문 열기 10분 전쯤에 미리 기다리려고 해요. 일단은 유심 교체하고 다른 통신사로 다 바꿀 겁니다."

장기간 KT 인터넷과 이동통신서비스를 이용하다 최근 SK텔레콤으로 갈아탔던 60대 여성 A씨는 다른 통신사를 알아보는 사이 불안감을 덜기 위해 일단 유심을 먼저 교체하는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SK텔레콤은 28일 오전 10시부터 e심을 포함한 유심 무료 교체를 시작한다. 교체를 원하는 모든 SK텔레콤 가입자는 전국 T월드 매장 약 2600곳과 공항 로밍센터 등을 통해 유심을 무료로 바꿀 수 있다.

주말 사이 서울 주요 SK텔레콤 매장 앞엔 무료 교체 시행 전인데도 유심을 바꾸려는 가입자들로 붐볐다. 가입자들이 줄 지어 기다리는 상황이 벌어지자 매장에 '유심 재고가 없다'는 안내문을 붙인 곳들이 적지 않았다.

SK텔레콤은 서비스 당일 유심 무료 교체를 받지 못할 경우 방문 매장에서 예약 신청을 한 이후 안내를 받을 수 있다고 알렸다.

지난 27일엔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유심보호서비스로 해킹 피해를 막을 수 있으니 믿고 가입해 달라"며 "유심 교체도 철저히 준비할 테니 온라인 예약 신청 후 방문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어 유심보호서비스 가입 후에도 유심 불법 복제 피해가 발생하면 SK텔레콤이 100% 책임지고 보상하겠다고 안내했다.

당장은 유심 대란이 불가피한 상황. SK텔레콤이 확보한 유심 물량은 약 100만개뿐이다. 다음 달까지 추가로 확보할 물량도 약 500만개에 그친다. SK텔레콤 가입자는 2300만명이 넘고, SK텔레콤 망을 기반으로 한 알뜰폰 가입자를 모두 합하면 약 2500만명에 이른다. 다음 달 확보할 유심 물량까지 감안해도 전체 가입자 4명 중 1명꼴로 유심 교체가 가능하다.

SK텔레콤은 유심보호서비스가 유심 교체와 동일한 피해 예방 효과를 갖는다고 강조하면서 혼란을 최소화하려는 데 주력했다. 전날 오후 6시 기준 약 554만명이 SK텔레콤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했다.

SK텔레콤이 피해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여론은 부정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업체 썸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26~27일 '유심'이 언급된 블로그·뉴스 콘텐츠 중 부정적 단어가 언급된 비율은 53.7%로 절반을 넘었다. 긍정적 언급은 31.1%, 중립은 15.2%에 그쳤다.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태에 관한 관심도도 높다. 구글트렌드가 집계한 지난 한 주간 '실시간 인기' 검색어 2위는 이날 오전 기준으로 '유심보호서비스'가 차지했다. 유심보호서비스 검색량은 이 기간 1000% 이상 증가한 20만회를 넘어섰다. 3위는 'SKT'로 5만회 이상 검색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SK텔레콤의 유심보호서비스와 유심 교체 조치가 적정한지 점검하도록 지시했다. 한 대행은 전날 긴급 지시를 통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방송통신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관계부처는 조속히 국민 불편 해소에 전력하기 바란다"고 했다.

SK텔레콤은 다음 달 중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하더라도 해외 로밍이 가능하도록 개선할 계획이다. 회사는 "사이버 침해 사고로 인해 고객 불편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