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 진심인 ‘라이브 와이어’, 재미 잡고 시청률 한계 넘을까 (종합)[DA: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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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 진심인 ‘라이브 와이어’, 재미 잡고 시청률 한계 넘을까 (종합)[DA:현장]

더 이상 도파민 가득한 ‘경연’이 아니다. 뮤지션과 뮤지션, 무대와 시청자를 잇는 새로운 ‘음악의 장’이 만들어졌다. 누구보다 경연에 진심이었던 Mnet이 만들다니, 낯설지만 그래서 더 기대된다.

19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진행된 Mnet ‘라이브 와이어’ 기자간담회. 이날 행사에는 신유선 PD를 비롯해 MC 정재형과 코드쿤스트가 참석했다. 진행은 김윤하 음악평론가가 맡았다.

Mnet ‘라이브 와이어’는 단순한 무대를 넘어, ‘음악’을 매개로 아티스트와 아티스트, 관객과 관객 그리고 무대와 시청자를 연결하는 신 개념 음악 예능이다.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신유선 PD는 “최근에 음악을 소개하는 형식이 단순히 듣는 것뿐 아니라 ‘라이브 퍼포먼스’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했다.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재생산된 콘텐츠를 많이 보고 사랑하더라. 직접 공연장에 찾아가서 음악을 소개하는 양상을 보면서 시대적, 문화적으로 호흡에 맞춰서 진정성을 담아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면서 “김창완밴드부터 터치드까지 음악적 스펙트럼을 키워보려고 했다. 또한 비하인드 토크를 통해 특별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재밌게 시청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소개했다.

‘라이브 와이어’는 릴레이 지목으로 진행, 제작진이 아닌 출연 아티스트가 다음 출연자를 직접 지목해 예측할 수 없는 음악적 조합을 예고한다. 첫 방송에는 DPR IAN, 김창완밴드, 로이킴, 이영지, 터치드 등이 출격한다.

뮤지션 출연과 관련해 신 PD는 “첫 번째 게스트는 우리가 섭외해서 진행했다. 첫 회부터 끝까지 이어볼까 생각했지만 불가능할 것 같아서 한 회라도 이어보자 싶었다. 첫 번째 게스트는 우리가 정했고 그들에게 보고 싶거나 만나고 싶은 아티스트를 물어봤다. 정말 많은 리스트를 보내주시지만 일정 문제로 불가능할 수도 있으니 알려주신 분들 중에 가능한 분들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행자로는 정재형과 코드쿤스트가 낙점됐다. 정재형은 “처음에는 고사했다. 드라마 음악 작업 일정이 있어서 예능과 병행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요즘 음악인들이 설 자리가 그만큼 없고, 보여드릴 수 있는 방식이 공연 말고는 많지 않지 않나. 기존 음악 프로그램과는 차별화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함께 인사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제작진의 열의도 있었다. 많은 분이 모여서 한 프로그램을 위해 수고하고 있다. 포맷 자체에 제작진의 정성이 많이 들어가 있다. 음악 프로그램이 시청률 면에서는 쉽지 않지만 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고 음악인으로서의 책임감을 털어놓기도 했다.

또한 “아티스트들이 술이 아닌 음악을 통해 하나가 되는 카타르시스까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도 보면서 감정적으로 많이 동요되더라. 뿌듯함도 느꼈다. 그간 음악을 하면서 느낀 소회들을 다른 분의 음악을 통해 많이 느꼈다”고 진심 어린 소감을 밝혔다.

코드쿤스트는 “첫 번째로 정재형 형님이 한다고 해서 했다. 프로그램에 들어가기 전에 내가 필요한 프로그램인지, 내가 흥미를 느끼는지 중요하게 생각한다. 요정 형님이 함께한다고 하셔서 흥미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또 하나는 이 프로그램이 가진 ‘연결’이라는 소재였다”며 “음악을 처음 시작할 때 음악을 만들기 위해 만남을 가졌다. 시간이 지나다 보니 만나는 자리보다는 연락을 통해 작업하게 되더라. 아쉬움이 조금 있었다.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이 만나는 모습을 함께할 수 있겠구나 싶어서 흥미로워서 함께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코드쿤스트는 “섭외가 왔을 때 다음 앨범이 5~60% 진행된 상황이어서 고민했다. 다음 앨범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다른 뮤지션들이 주는 느낌과 영향을 받는 게 중요한 시기였다. 매주 새로운 뮤지션을 만나면서 그 사람들의 생각을 들으면 새로운 이야기가 생각난다. 메모해둔 것으로 다음날 작업해둔 적도 있다”고 고백했다.

‘라이브 와이어’에서 처음 만난 정재형과 코드쿤스트의 호흡을 어떨까. 정재형은 “사실 걱정도 많았다. 진행을 처음 만나서 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까. 좋은 의미로 굉장히 신선했다”며 “관객이 있는 곳에서 음악 토크하는 게 쉽지 않다. 어쩌면 조금 지루할 수도 있지만 ‘기존 MC 역할만 했다면 즐거웠을까’ 의문이 있다. 코드쿤스트가 동네 마실 온 사람들처럼 느껴지게 분위기를 만들어주더라. 자연스러운 이야기 덕분에 음악이 배가 됐다. 그의 진행 능력에 놀랐다. 처음인데 처음 같지 않아서 보기 즐거울 것”이라고 칭찬했다.

코드쿤스트는 “뮤지션들이 낯도 많이 가리고 친해지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놓지 않으면 ‘연결’된 아티스트들이 어려워할 것 같았다”며 “나는 때때로 이야기가 산으로 가기도 해서 정재형 형이 잡아준다. 형이 뮤지션이 진솔한 음악 이야기를 꺼낼 수 있게 열어주기도 했다. 형은 선장이고 나는 조타수 같은 느낌”이라고 화답했다.

라이브 무대를 내세운 만큼 음향에도 진심이라고. 신 PD는 “라이브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한 건 현장에 오는 관객들에게 사운드로 감동을 주는 것”이라며 “아티스트들도 몰입할 수 있는 무대를 준비하고 싶었다. 세트를 처음 준비할 때부터 음향 감독님과 회의를 많이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재형이 소개한 뮤지션들로 하우스 밴드를 구성했다고 밝히면서 “밴드 사운드 퀄리티가 좋다는 소문이 많이 났다. 녹화하러 오는 분들이 다들 음향이 좋다는 말을 많이 하더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정재형은 “방송 밴드 경력은 없지만 잘하고 있는 공연에 참여하고 있는 뮤지션들이다. 시간이 될 줄 몰랐는데 흔쾌히 참여하겠다고 하더라. 첫 회 녹화 마치고 다들 연주가 좋다고 했다. 엠넷 하면 또 음악이지 않나. ‘음악 명가’ 답게 라이브 밴드도 신경 써서 음향까지 아주 세세히, 만듦새 있게 만들어낸 음악 프로그램”이라고 거들었다.

그렇지만 프로그램 퀄리티가 높다고 해서 재미와 시청률까지 정비례하진 않는 법. 특히 음악 프로그램의 경우 근래 시청률 1%를 넘기는 프로그램이 거의 없었다. 지상파 3사 주말 음악 방송 프로그램은 모두 0%대를 기록하고 있고 Mnet ‘엠카운트다운’, KBS2 ‘더 시즌즈’ 역시 마찬가지. 무대뿐 아니라 토크에 예능적 재미를 버무린 ‘불후의 명곡’이 그나마 5% 안팎을 유지 중이다.

이날 정재형 역시 “음악 프로그램은 시청률 면에서 쉽지 않다”고 인정한 바. ‘라이브 와이어’는 어떤 재미로 시청률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신 PD는 “음악 이야기만 하면 재미없고 재미 포인트를 생각했을 때 내가 보고 싶은 아티스트가 나와서 토크하는 것이지 않나. 뮤지션을 지목하는 분의 위시 리스트나 질문들이 많더라. 토크 주제도 그런 것들로 이어갔다. 다른 프로그램과 다르게 재미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정재형은 “보통 음악과 그 외의이 이야기로 나누지만 ‘라이브 와이어’의 재밌는 점이 음악하는 사람들은 음악을 하면서 생기는 삶의 이야기가 풍부하다는 것”이라며 “김창완 선생님이 이야기를 풀 때 음악하는 삶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공감되고 마음을 울리더라. 다른 방송에서 안 했을 법한 이야기로 후배들과 이야기하고, 음악하는 삶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여타 프로그램과 다를 것이고 그런 차별점 때문에 어린 친구들도 좋아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코드쿤스트 역시 “음악 프로그램 MC라는 롤을 맡기 전에는 음악을 듣고 이 음악이 좋다고 해서 어떤 뮤지션인지 찾아봤다. 프로그램을 하면서 여러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까 보통 뮤지션들은 자신의 현재 인생의 관점을 음악을 담는 경우가 많다. 뮤지션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까 반대로 이 시점의 음악은 어떤 것인지 궁금해지더라”고 차별점을 언급했다.

MC진과 신 PD가 초대하고 싶은 아티스트는 이소라, 이적 그리고 패닉 등이었다. 정재형은 “내 뮤지션 지인들은 (방송에) 잘 나오지 않는 친구들이다. 코드쿤스트 지인들이 출연했을 때 부러웠다”면서 “이소라와 이적이 나오면 시청률은 안 나오겠지만 의미는 있을 것”이라고 농담했다. 그러다 벌떡 일어나 “이건 쓰지 말아 달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코드쿤스트는 “다 이야기하면 2시간 반 정도 걸린다. 프로듀서다 보니까 동료 뮤지션들이 많다 보니 아는 분들이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이소라 선배님 등 어릴 때 내 감정을 책임져주셨던 뮤지션 분들을 객석에서 보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신 PD는 이적과 김진표로 구성된 패닉을 꼽으며 “올해 30주년 맞은 패닉을 모시고 싶다”고 어필했다.

‘라이브 와이어’는 20일(금) 저녁 7시 Mnet과 tvN에서 동시 첫 방송된다.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
사진제공|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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