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점수 없었다면 롯데 승리 장담 못 했다…공보다 빨랐던 박승욱의 기지 “공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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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박승욱(왼쪽)이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전 5회초 2사 1·2루서 고승민의 1타점 우전 적시타 때 키움 포수 김건희(오른쪽)을 피해 득점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박승욱(왼쪽)이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전 5회초 2사 1·2루서 고승민의 1타점 우전 적시타 때 키움 포수 김건희(오른쪽)을 피해 득점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공간이 보였어요.”

롯데 자이언츠 박승욱(33)은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경기에 8번타자 유격수로 선발출전해 결승 득점을 포함한 4타수 1안타 1득점으로 팀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후반기 첫 4경기에서 3패(1승)를 떠안은 롯데는 시즌 49승2무42패를 마크하며 3위를 굳건히 했다.

승리의 스포트라이트는 7이닝 1실점 역투로 시즌 10승을 올린 선발 박세웅, 멀티히트(4타수 3안타 3타점)로 활약한 4번타자 빅터 레이예스에게 비춰졌다.

하지만 이날 승리에는 박승욱이 차지한 비중도 상당하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콜업된 그는 1군 복귀 후 첫 안타를 신고한 건 물론, 승부처에서도 결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백미는 5회초 나온 결승 득점 상황이다.

이때 롯데는 0-0으로 맞선 5회초 무사 2루서 박승욱의 중전안타로 찬스를 이어갔다.

하지만 계속된 1사 1·3루서 황성빈의 유격수 땅볼 때 3루주자 유강남이 협살당하며 잠깐 고개를 떨어뜨렸다.

한 점이 절실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3루주자가 사라진 건 롯데에는 너무도 뼈아픈 일이었다.

이때 박승욱이 발로 단단히 한몫했다.

박승욱은 계속된 2사 1·2루서 후속 고승민의 1타점 우전 적시타 때 3루를 돌아 결승 득점을 올렸다.

단타에도 한 베이스를 더 달려 꽉 막혔던 공격의 물꼬를 튼 것이다.

여기에는 박승욱의 과감한 플레이가 있었다.

박승욱은 상대 우익수의 홈 송구가 포수 미트에 들어간 때와 동일한 시점에 홈 베이스에 도달했다.

송구가 엇나간 건 아니었다.

키움 포수 김건희가 공을 받자마자 태그를 시도했지만, 박승욱이 허리가 휠 정도로 유연하게 태그를 피한 뒤 득점에 성공했다.

박승욱이 혈을 뚫어낸 뒤에는 좋은 흐름이 계속 이어졌다.

계속된 2사 1·3루선 윤동희가 볼넷을 골라 기회를 키웠고, 후속 레이예스가 2타점 2루타로 일찌감치 승리의 추를 롯데 쪽으로 기울였다.

박승욱의 결승 득점이 실패로 돌아갔다면 결과가 어떻게 달라졌을지 모를 일이다.

경기 후 만난 박승욱은 “(상대 우익수의) 송구가 오는 게 보였다. 그런데 포수가 뒤로 빠지는 걸 보고 ‘태그를 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 공간이 보여 재빨리 피했다”고 돌아봤다.

롯데의 주전 유격수 박승욱이 돌아왔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의 주전 유격수 박승욱이 돌아왔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박승욱은 지난해 개인 한 시즌 최다 139경기를 뛰며 주전 유격수로 발돋움했지만, 올 시즌에는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탓에 다시 도전자의 입장이 됐다.

이날 결승 득점을 만든 허슬 플레이가 박승욱에게는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다.

박승욱은 “전반기에는 될 것 같으면서도 잘 풀리지 않고, 오락가락한 면도 있었지만 계속 이렇게 할 수만은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 내게도 분명 올라갈 날이 올 거로 믿고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 코치님들께서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며 심적으로 힘을 주시려고 했고, 덕분에 하루하루 더욱더 열심히 준비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1군에 새롭게 합류했다는 마음가짐으로 팀 분위기를 좀 더 새롭게 밝히고 싶다”고 다짐했다.

고척|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고척|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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