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AI는 선택이 아닌 필수”
AI투자 100조원...‘AI 기본사회’ 구상
K-방산·TK·부울경 공약에도 AI 언급
싱크탱크에도 AI 전문가 전면배치
21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연일 ‘인공지능(AI)’에 공을 들이고 있다. 경기 부진과 글로벌 통상여건 악화로 국내 경제가 어두운 전망을 보이자 성장 동력을 살리기 위한 수단으로 ‘AI’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실용주의와 경제성장을 강조하는 이 후보는 1호 공약으로 “AI 투자 100조원 시대를 열겠다”고 내세웠다. 그는 “AI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했다.
이 후보는 지난 14일 “AI 세계 3대 강국으로 우뚝 서겠다”면서 △국가 AI 데이터 집적 클러스터 조성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개 이상 확보 및 신경망처리장치(NPU) 개발 및 실증 지원 △한국형 챗GPT 전국민 무료 제공 △AI 인재 양성 및 병역 특례 확대 △AI 규제 합리화 및 특구 확대 등을 약속했다.
AI로 금융·건강·식량·재난 리스크를 분석해 대비하는 ‘AI 기본사회’ 구상도 밝혔다. 앞서 이 후보는 한국판 ‘엔비디아’ 기업 탄생을 가정하면서 “70%는 민간, 30%는 국민 모두가 나누면 굳이 세금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오지 않을까”라고 제안한 바 있다.
대선 출마 선언 후 첫 공식 일정으로는 AI 반도체 업체를 찾았다. 같은 날 AI 반도체 스타트업 ‘퓨리오사AI’를 방문한 이 후보는 “세상이 거의 문자 발명에 준하는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며 “국가 공동체가 어떻게 인공지능 사회에 대비해야 할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달 22일에는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의 저자이자 세계적인 석학 유발 하라리 전 히브리대 교수와 만나 AI를 주제로 대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AI 공약 외 다른 공약에도 AI를 접목해 연일 언급하고 있다. 방산 정책에서도 “K-방산은 반도체, 이차전지, 미래 자동차 등과 더불어 한국 경제를 이끌어갈 미래 먹거리”라며 “강력한 제조업을 기반으로 AI 첨단기술로 무장한 K-방산이야말로 우리 경제의 저성장 위기를 돌파할 신성장 동력이자, 국부 증진의 중요한 견인차”라고 강조했다.
지난 18일 부·울·경 지역 공약을 발표하면서도 “경남을 우주·항공·방산, 스마트 조선산업의 메카로 만들겠다”며 “제조 특화 AI 모델과 플랫폼을 개발하고, AI 기반 스마트 공장을 확산하겠다. 중소기업이 AI를 쉽게 활용할 수 있게 클라우드 기반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대구·경북 지역 공약에서도 “대구는 AI로봇산업 인프라를 갖춘 최적의 도시다. 인공지능(AI)로봇 딥테크 유니콘 기업을 집중 육성해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세계 시장 진출을 지원하겠다”며 “구미 로봇직업혁신센터와 연계해 AI로봇 전문인력 양성과 재교육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싱크탱크 ‘성장과통합’에도 AI 전문가를 전면 배치했다. 공동대표인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은 국내 AI 권위자로 꼽힌다. 장 공동대표는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에 특화된 연구 경력을 갖고 있어, AI 인프라 구축과 인재 양성 등 AI 관련 제도 기획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 경선 캠프 관계자는 매경닷컴과 통화에서 “경제가 침체돼 있고, 성장률도 떨어지고 우리 경제가 굉장히 어렵다는 건 다 알지 않다. 성장률을 끌어올려야 경제가 활력이 돈다”며 “성장률을 올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중요 수단 중 하나를 AI로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4차 산업 혁명으로) 기술이 발전해서 AI가 굉장히 큰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며 “이걸 제조업과 접목해서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여러 분야에서도 적용하자는 취지다. (이 후보가) 계속 언급하는 것도 다른 분야와 접목·결합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