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한도 축소·대출 접수 중단 잇따라
잔금 앞둔 실수요자 “계약금 날릴까 불안”
금리 상단 8% 육박…금융당국 총량 관리 유지
다음 달 중순 아파트 잔금을 앞둔 직장인 A씨(30대·남)는 최근 은행에서 예상보다 적은 대출 한도를 통보받았다. 뒤늦게 거래가 잦지 않던 은행을 비롯한 인터넷전문은행(인뱅)까지 급하게 대출 창구의 문을 두드렸지만, 대출 접수 자체를 중단한 경우도 있었다.
A씨는 “당초 계획했던 자금 조달이 틀어지면서 매도인에게 잔금일 연기를 요청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지만, 설령 시간을 벌더라도 자금을 끌어올 뾰족한 수가 없다”며 “계약이 무산될 경우 이미 지급한 계약금까지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 힘들다”고 토로했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은행들은 최근 마이너스 통장 사용 급증 등에 가계대출이 목표치를 넘어서자 상대적으로 통제가 용이한 주택담보대출(주담대)를 중심으로 조이기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이달 초 주담대 한도를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선제적으로 축소했다.
이 외 주요 은행들은 대출모집인 채널을 통한 대출 신청 접수를 일시 중단하거나 모기지 보험 가입을 제한하는 조치도 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15일부터 비대면 신용대출의 일별 접수량을 제한하고 있다.
주담대가 막히자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기타대출은 3조4658억원 늘었다. 이는 각 은행의 기타대출 목표치 합계(1조924억원)를 약 2조4000억원 초과한 규모로, 목표의 약 3.2배에 달했다.
주담대 금리 8% 시대…대출 나와도 갚는 게 문제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기조에 발맞춰 은행들이 주담대 금리 상단을 지속해서 올리자, 금융소비자들 사이에선 “대출 실행에 성공한다 해도 이자 갚는 게 문제”란 곡소리가 나온다.
이날 기준 은행권(시중은행, 인뱅, 지방은행)의 주담대 최고금리는 8%대에 육박했다.
케이뱅크 ‘아파트담보대출’의 금리 상단이 8.41%로 가장 높았으며, 우리은행 ‘우리 플랫폼 WON주택대출’(7.66%), NH농협은행 ‘NH모바일주택담보대출-5년주기형’(7.31%), BNK경남은행 ‘BNK모바일주택담보대출’(6.22%), NH농협은행 ‘NH모바일주택담보대출’(5.94%), 전북은행 ‘JB우리집대출’(5.85%) 등이 뒤를 이었다.
한 직장인 B씨(30대·여)는 “주담대 금리가 8%대를 넘긴 걸 보고 이번생에 내 집 마련은 가망이 없다고 실감했다”며 “요즘엔 차라리 4%대 대출이 가능할 때 (집을) 사면 좋았을 텐데란 생각을 하곤 한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은 현재 청년 등 일부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한 제한적 완화 가능성엔 무게를 두고 있으나, 일반적인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는 엄격하게 유지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업무보고 관련 사전 브리핑에서 “현재 상황에서 가계부채 관리 기조를 완화했을 때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염려도 있다”며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 1.5%를 완화할 것이냐는 현재로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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