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목표는 ‘하메네이 제거’…이란 민심 흔들고 암살 시도설도

1 day ago 7

네타냐후 “이란 국민 80%는 신학적 폭력배 버려”
이란 내부 동요 유도…암살 보도 부인도 안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5일(현지 시간) 이란 공습 피해 지역인 텔아비브 남쪽 바트얌을 찾은 모습. 네타냐후 총리 트위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5일(현지 시간) 이란 공습 피해 지역인 텔아비브 남쪽 바트얌을 찾은 모습. 네타냐후 총리 트위터
“이란 국민의 80%는 신학적 폭력배들(theological thugs)을 버리고 있다.”

이란 공격 사흘째인 15일(현지 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국민이 현 정권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앞서 그는 13일 영어로 연설한 영상에서 “이란 국민이 단결해 악하고 억압적인 정권으로부터 자유를 위해 싸워야 할 때가 왔다”고 선동한 데 이어 다시금 이란 정권 교체를 부추긴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 국민들의 민심을 뒤흔들면서 신정일치 체제인 이란의 절대 권력자인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의 암살까지 시도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 제거에 그치지 않고, 자국에 극도로 적대적인 정치 리더십을 붕괴시키려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 이스라엘, 이란 가장 깊숙이 공격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의 정권 교체도 이스라엘의 목표인가’라는 질문에 “이란 정권은 매우 약하기 때문에 분명 그런 결과(정권 교체)가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앞서 이스라엘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이란 정권 교체가 이번 공습의 목적이라고 밝히진 않았다.

그는 하메네이를 암살하려는 이스라엘의 계획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부했다는 로이터통신 보도에 대해선 “그 문제는 다루지 않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15일 로이터는 미국 관리 두 명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하메네이를 제거할 기회가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말렸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차치 하네그비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과 오메르 도스트리 총리 대변인은 “허위정보”라며 부인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인터뷰에서 로이터 보도를 즉각 부인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하고, 앞으로도 해야 할 일을 할 거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하메네이가 암살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영국 런던에 거점을 둔 이란 반정부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소식통을 인용해 “하메네이가 아들 모즈타바를 포함한 가족들과 지하벙커에 머물고 있다”고 15일 전했다. 이 벙커는 이란 수도 테헤란 북동부의 라비잔에 있는 걸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이스라엘이 작전 첫날인 13일 하메네이를 제거할 수 있었지만, 이란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완전히 해제하는 결정을 내릴 마지막 기회를 주기 위해 그를 살려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스라엘이 15일 자국으로부터 2300km 떨어진 이란 북동부 마슈하드를 처음 타격한 데 대해 소식통은 “이란 내 어느 곳도 안전하지 않다는 하메네이에 대한 경고”라고 설명했다.마슈하드 공습은 이스라엘 공군 역사상 가장 먼 거리까지 공습한 사례라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평가했다.

● 이란, 이스라엘에 초음속 탄도미사일

교전 사흘째인 15일 이란 외무부 건물과 이스라엘 공항이 타격을 입는 등 양국의 공습이 강화되고, 피해도 커지고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란 국영 언론은 15일 이란 혁명수비대 정보국장인 모하마드 카제미 준장과 그의 부관인 하산 모하키크, 정보장교인 모흐센 바게리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졌다고 확인했다. 이스라엘은 공군 전투기로 이란 혁명수비대의 핵심부대인 쿠드스군 지휘부도 공습했다. 쿠드스군은 1980년대 이라크-이란 전쟁 당시 특수 정보부대로 창설된 강력한 부대로 꼽힌다.

이에 맞서, 이란은 16일 새벽 초음속 탄도미사일을 더 많이 활용해 이스라엘 텔아비브, 하이파, 브네이브라크 등을 공격했고, 이는 13일 보복에 나선 이후 이스라엘에 가장 큰 타격을 입혔다고 이란 타스님 통신이 보도했다. CNN방송에 따르면 15일 밤사이 이스라엘에선 최소 5명이 사망해 사망자 수가 19명으로 늘었고, 이란에선 최소 224명이 숨지고 1277명이 입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을 압박하더라도 네타냐후 총리는 거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이스라엘과 이란은 앞으로 10~20일간 공격을 주고받을 기초체력을 갖춘 군사 강국”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지하 구조물을 뚫고 들어가 폭발하는 ‘벙커버스터’ 폭탄 지원 여부를 두고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라엘이 노리고 있는 포르도 산악기지의 지하 우라늄 농축시설은 지하 깊은 곳에 있어 미국의 벙커버스터 지원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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