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출범 첫 달, 한은서 18조 원 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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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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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이재명 정부가 출범 첫 달인 6월 한 달 동안 한국은행으로부터 18조 원가량을 빌려다 쓴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성훈 의원이 한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올 6월 한은에서 17조9000억 원을 빌렸다. 올해 상반기(1~6월) 말 정부의 한은 누적 대출 규모는 88조6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같은 기간(91조6000억 원)보다는 소폭 감소했다. 올 5월 대선 운동으로 정부의 대출 수요가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한은의 ‘대정부 일시 대출 제도’는 은행의 마이너스 통장 같은 역할을 한다. 정부가 급하게 돈을 써야 하는데 세입이 부족하면 한은에서 대출받아 이를 충당하는 식이다. 정부는 원칙적으로 들어온 세금만큼 재정을 운용해야 하지만, 세입 규모가 부족하면 한은에서 급하게 일시 대출을 받아야 한다. 즉, 한은에서 일시 대출을 많이 받을수록 세입이 부족하다는 뜻이며 재정 대응력이 떨어지는 셈이다. 

특히 이재명 정부는 적극적으로 재정을 활용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경제위기에 정부가 손을 놓고 긴축만을 고집하는 건 무책임한 방관이자, 정부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올해 국가채무가 13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등 이재명 정부의 확장 재정으로 인한 재정 건전성이 더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경기 부진으로 세수가 나아질 요인이 없는 상황에서 국채 발행 등 나랏빚으로 재정을 충당하는 악순환마저 우려되고 있다. 

박성훈 의원은 “윤석열 정부 당시 한은의 일시 대출을 강하게 비판하던 민주당이 정권을 잡자마자 18조 원을 꺼내 쓴 것은 무책임하다”며 “이재명 정부가 퍼주기식 확장 재정으로 나라 곳간을 거덜 내지 않도록 감시하고 견제하겠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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