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정치권을 중심으로 이 위원장의 거취 논란도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국회 과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이날 “정치 중립의 의무를 위반하고 방송통신위원회를 망가뜨린 이 위원장은 결자해지 차원에서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압박했다.
● 감사원 “이진숙, 정치적 중립 훼손”
문제가 된 발언은 이 위원장이 지난해 8월 국회 탄핵 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뒤 같은 해 9, 10월 ‘펜앤마이크TV’, ‘고성국TV’ 등 보수 유튜브 방송에 4차례 출연해 한 발언들이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이 위원장은 취임 이틀 만에 민주당 주도로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돼 올해 1월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 결정이 나올 때까지 직무가 정지됐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9월 10일 방송에서 본인을 ‘보수 여전사’라고 부르는 데 대해 “그 가짜 좌파들하고는 우리가 싸우는 전사들이 필요하다”고 했다. 9월 25일 방송에서는 “민주당이나 좌파 집단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집단이다. 그리고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것도 하는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감사원은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이 위원장의 유튜브 출연과 발언 행위는 단순한 개인적 의견 표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특정 정당에 반대하는 취지가 명백한 발언에 해당한다”면서 “방통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與, 이진숙 향해 자진 사퇴 압박이재명 대통령도 8일 국무회의에서 이 위원장을 겨냥해 “비공개 회의 내용을 개인 정치에 왜곡해 활용해선 안 된다”며 강한 어조로 질책했다고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이 전했다. 전날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이 대통령으로부터 방통위의 (자체)안을 만들어 보라는 업무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한 이 위원장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무회의 배석자인 이 위원장이 이날 국무회의 말미에 “한말씀 드리겠다”며 발언을 하자 이 대통령은 “발언 그만하세요. 발언하지 마시라”고 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 위원장이 자기 정치를 하려고 작정하고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을 자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이 이 위원장에게 ‘경고장’을 날린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이 대통령이 1일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이 국회에 가면 직접 선출된 권력에 대해 존중감을 가져 주면 좋겠다”고 발언한 것도 이 위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여권 일각에서는 이 위원장의 발언을 두고 지방선거 출마를 위한 포석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이 위원장이 자기 몸값을 키우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발언을 왜곡해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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