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기준금리 3.5~3.75% 유지
올해 1회 금리 인상 예고
美 증시 긴축공포에 일제히 하락
질주하던 스페이스X 5% 급락
미국과 이란이 전쟁 106일만에 종전에 합의한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가 올들어 4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특히 전쟁 후유증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연준은 케빈 워시 의장의 데뷔 무대에서 올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17일(현지시간)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재 3.5~3.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월부터 4연속 동결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연준간 갈등 속에 그동안 금리 결정에 반대표가 속출했지만 이번에는 만장일치 결정이다.
연준은 성명서에서 “인플레이션은 에너지를 포함한 특정 부문의 가격 상승을 주도한 공급 쇼크를 부분적으로 반영하며 목표치인 2%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연준은 물가 안정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기간 물가목표치(2%)를 웃도는 인플레이션 확산에 연준은 점도표를 통해 올해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19명중 절반인 9명의 위원들이 기준금리 중간값을 지금보다 높은 3.8%로 전망했다. 올해 한차례 정도 금리인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난 3월 FOMC에서 올해 1회 금리인하를 전망했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것이다. 사실상 올해 금리인하 가능성은 사라진 셈이다. 워시 의장은 “절반은 대내외적 변화를 감안할 때 기준금리를 지금 수준으로 묶어두거나 오히려 낮춰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나머지 절반의 위원들은 당장 금리를 위로 올려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날 경제전망(SEP)에서 성장과 고용은 지난 3월 전망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물가는 전쟁발 유가충격을 반영해 대폭 상향했다. 올해 연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를 종전 2.7%에서 3.6%로 올렸다. 성장률은 2.4%에서 2.2%로 낮췄고 실업률은 4.4%에서 4.3%로 하향했다.
올해 물가전망 2.7%->3.6% 상향...워시의 매파 본색
줄기차게 금리인하를 압박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발탁되면서 워시 의장의 통화정책 성향에 대한 의구심이 끊이질 않았지만 이날 워시 의장은 일단 물가안정에 진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물가 안정을 달성하겠다는 우리의 의지는 강력하고, 만장일치이며, 결코 모호하지 않다”며 “이것이 바로 지난 5년 동안 연준이 놓치고 있었던 가장 중요한 메시지이며 우리는 이를 완벽하게 고쳐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물가 안정 임무를 완벽히 달성해 낼 때 미국 국민들은 지난 5년 동안 자신들의 삶을 고달프게 짓눌렀던 인플레이션이라는 잔인한 고통이 마침내 백미러 너머 과거의 역사로 완전히 사라졌음을 체감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3월 FOMC에서 논란이 됐던 정책결정문에 담긴 ‘완화 편향’ 문구도 삭제했다. 기존 성명서에 포함됐던 ‘추가적인 금리 조정’ 문구를 삭제하고 “위원회는 물가 안정을 달성할 것”이라만 담겼다.
이처럼 연준이 매파적 금리동결을 단행하면서 시장은 그동안 종전 기대감과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상승분을 대거 반납하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대형중 중심의 S&P500 지수는 전장보다1.21% 내린 7420.13,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34% 하락한 2만 6021.66에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도 0.97% 하락한 5만 1493.16에 거래를 마쳤다.
워시 “포워드 가이던스 폐지”...점도표에도 불참
국제유가가 종전 합의로 최근 배럴당 70달러대까지 하락했지만 전쟁 여파에 한때 120달러 안팎까지 치솟은 후유증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다.
이때문에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보다 4.2% 상승하며 2023년 4월(4.9%) 이후 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들어 2%대로 내려앉았던 CPI는 전쟁발 유가쇼크가 본격화된 3월(3.3%)부터 가파른 오름세를 타고 있다. 에너지와 식품류를 제외한 근원CPI는 2.9%로 전달(2.8%)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가며 3%대를 위협하고 있다. 작년 9월(3.0%) 이후 최고치다.
반면 고용시장은 인공지능(AI) 위협 속에서도 5월 비농업 일자리가 예상치를 대폭 웃도는 17만 2000명이나 늘어나며 견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석달 연속 일자리가 증가한 것은 작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이날 발표된 5월 소매판매 역시 휘발유 가격 급등에도 불구하고 전달보다 0.9% 증가하며 호조를 보였다. 전쟁 충격에도 고용, 소비, 성장 모두 순항하는 모습이다.
페드워치, 12월 금리인상 확률 90% 육박
이때문에 전쟁 전만 해도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됐던 연준의 올해 금리 경로도 급격히 방향을 틀며 연내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서 확산된 상황이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인상 확률이 60%대로 급등했고, 12월까지 인상 가능성은 90%에 육박했다.
한편 이날 워시 의장은 그동안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던 포워드 가이던스(선제적 통화정책 예고)를 폐지했다. 통상 다음 FOMC에 대한 금리 결정을 짐작할 수 있는 발언을 해왔지만 이젠 일절 언급을 안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워시 의장은 다른 위원들과 달리 장기적인 금리 경로를 담은 점도표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연준 성명서 역시 기존과 달리 대폭 짧아져 워시 연준의 방향성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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