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車보다 비싼 한국車…美서 일본 차 관세 15%로 낮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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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는 16일부터 미국에서 일본 자동차·부품 관세가 15%로 낮아진다. 한미 관세 협상 후속 협의가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미국에서 한국 차가 일본 차보다 비싼 가격 역전 현상이 벌어질 전망이다.

15일 통상 및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16일부터 일본산 자동차와 부품에 15% 관세를 적용한다. 미국과 일본은 지난 7월 22일 15% 관세에 최종 합의했고, 약 두 달 만인 이날 공식 발효했다.

일본 차 관세가 27.5%에서 15%로 낮아지지만, 한국 차 관세는 25%로 유지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이 후속 조치를 두고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 7월 30일 관세를 15%로 낮추는 협상을 타결했지만, 3500억 달러(약 486조원) 규모 대미 투자 등의 이행 방안을 두고 이견이 벌어지면서 관세 인하가 지연되는 상황이다.

한국 차는 올해 3월까지만 해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무관세 혜택으로 기본 관세(2.5%)가 적용된 일본·유럽산 자동차보다 높은 가격 경쟁력을 자랑한 바 있다. 현대차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미국 내 판매 시작 가격이 2만5450달러(약 3500만원)로, 경쟁차종인 도요타 코롤라 하이브리드(2만8190달러·3900만원)보다 저렴하다.

하지만 일본 차 관세가 한국(25%)보다 10%포인트(P) 낮아지면 코롤라 하이브리드 가격은 2만4700달러(3400만원)까지 내려간다. 그동안 한국 차가 누리던 가격경쟁력이 완전히 사라지는 셈이다.

이러한 가격 역전은 최근 판매 비중이 커지고 있는 고수익 차종인 하이브리드차(HEV) 시장에서 현대차·기아 등 한국 완성차업체들에 가장 큰 타격을 안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미국 하이브리드차 시장에서 일본 차 비중이 50% 넘는 가운데, 가격 경쟁력까지 상실하면 한국 업체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증권가는 일본과 유럽 등에 대한 관세가 15%로 낮아지는 가운에 한국 차 관세만 25%로 유지될 경우 현대차, 기아의 연간 영업이익이 각각 2조2000억원, 1조3000억원가량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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