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사실상 허용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15일 외신 등에 따르면 이번 행정명령에는 국가안보협정(NSA) 체결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조 바이든 전 대통령 때 내린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불허 명령을 수정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US스틸과 일본제철은 공동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양사의 역사적인 파트너십을 승인했다”며 “행정명령과 관련해 미국 정부와 국가안보협정을 맺었다”고 전했다.
국가안보협정에는 일본제철이 2028년까지 약 110억달러를 미국 철강 등에 투자하고, 미국 정부에는 핵심 경영사항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황금주’를 부여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US스틸 본사를 해외로 이전하지 않는 조건 등도 포함된 것으로 관측된다. 무토 요지 경제산업상은 “미·일 철강산업에 새로운 혁신을 창출하는 힘을 보태고 양국 간 협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제철은 애초 계획대로 US스틸 지분 100%를 인수해 자회사화할 계획이다. 일본제철은 황금주에 대해 “의결권이 없어 경영 자율권은 담보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선 황금주가 향후 경영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요미우리신문은 “US스틸 구조조정 등 재건을 위해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으면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협상 과정에서 일본제철이 약속한 투자액이 급증한 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최종 인수 절차는 이르면 18일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