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사라지는 시대, 학교서 배워야 할 ‘함께하는 기쁨’[고영건의 행복 견문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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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건 고려대 심리학부 교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1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의 수를 앞지르고, 이들이 노동을 대체하면서 재화와 서비스가 풍부해지는 ‘지속 가능한 풍요’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시대적 전환기에 학교는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이것은 21세기 학교 교육의 핵심 질문이다. 학교를 뜻하는 영어 ‘스쿨(school)’은 고대 그리스어 ‘스콜레(scholē)’에서 유래했다. 이 말은 처음에 ‘일에서 벗어난 시간’, 즉 여가를 뜻했으나 나중에 여가시간을 활용해 학문적 토론과 강의가 이뤄지는 장소를 가리키게 됐다. 고대 그리스에서 배움의 기회는 주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자유민 남성에게 주어졌다. 인공지능(AI)과 로봇 시대에는 과거 주로 직업활동을 뜻했던 ‘일’에 대한 관점도 근본적인 달라질 것이다. 학교 교육도 더 이상 직업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학습하고 훈련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앞으로 학교는 고대 그리스 시대 ‘스콜레’가 자유민에게 해줬던 역할을 요구받게 될 것이다. 바로 좋은 삶을 살기 위한 노하우를 배우고 훈련하는 것이다.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좋은 삶’은 세 가지로 구성된다. 첫째, 놀이를 통해 삶에서 기쁨을 경험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둘째, 놀이를 통해 배운 기쁨의 노하우를 가족, 동료, 연인 혹은 반려자와의 관계에 적용함으로써 사랑의 기쁨을 경험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일하는 법을 배움으로써 놀이, 사랑, 그리고 일을 삶 속에 통합해내는 것이다. 여기서 ‘일한다’라는 말은 단순히 직업 활동이라기보다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애쓰고 노력하며 헌신하는 것을 뜻한다. 인생에서 첫 단추를 잘 채우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그렇지 못하면 아무리 나머지 단추를 잘 채워도 전체 모양새가 기이해진다. 인생의 첫 단추는 바로 놀이를 통해 삶의 기쁨을 경험하는 것이다. 삶에서 기쁨을 발견하는 법을 배우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정치인이자 역사가 살루스티우스는 로마 공화정 말기의 정치적 혼란과 도덕적 쇠퇴를 설명하는 요인으로 시민들 사이에 탐욕과 사치가 퍼지고 절제와 공적 덕목이 약해졌던 점을 제시했다. 노예제 사회에서 노동으로부터 자유로웠던 시민들이 ‘기쁨의 장애’를 경험했던 점을 반영한다. 현재 한국 학교에서도 기쁨의 장애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학교폭력, 자해, 자살, 도박과 마약 중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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