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김재영]알래스카 가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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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 한국 정부가 약 540억 달러(약 73조 원) 규모를 투자할 것으로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합주인 알래스카의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카드로 대미 투자를 약속한 한국에 청구서를 빼든 모양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하이리스크(고위험) 사업”이라고 선을 그었을 만큼 부담이 크다. ‘상업적 합리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 한국으로서는 셈법이 복잡해졌다.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은 알래스카 북단 프루도베이에서 천연가스를 뽑아낸 뒤 남부 해안까지 1300km에 이르는 파이프라인을 연결해 이를 액화·수출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1970년대 에너지 위기 때부터 거론되기 시작한 미국의 숙원 사업이다. 계획대로 완공되면 한국엔 분명 큰 기회다. 미국 멕시코만이나 중동에서 가스를 들여올 때보다 운송 시간을 절반 이하인 7, 8일 안팎으로 단축할 수 있다. 여기에 장거리 파이프라인 및 액화 플랜트 건설, LNG 운반선 건조 등 각종 파생 산업에 우리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다면 사업 잠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장밋빛 기대만 품기엔 감당하기 벅찬 리스크가 있다. 여름철엔 진흙 바닥이 되는 탓에 땅이 얼어붙은 겨울철에만 중장비 투입이 가능해 공기와 비용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날 수 있다. 기후 변화도 변수가 됐다. 알래스카의 영구동토층이 녹아 지반이 침하하고 있어 가스관 파손이라는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글로벌 LNG 가격의 변동성까지 고려하면 투자금 회수도 불투명하다는 분석도 있다. 2016년 엑손모빌 등 석유 메이저 기업들조차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사업에서 철수한 것 역시 이 때문이다. ▷미국이 이 험난한 사업에 한국의 동참을 요구한 역사는 꽤 길다. 1983년 당시 알래스카 주지사가 방한해 한국 정부에 사업 참여를 요청했지만,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거절한 바 있다. 이후 1990년대 들어 미국은 한국의 LNG 수입 확대를 요구하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트럼프 1기 시절인 2017년 한국가스공사와 알래스카 개발회사가 업무협약(MOU)을 맺었지만 사실상 사업이 무산됐다. 그러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관세 카드를 무기로 다시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미국의 지속적인 요구나 한미 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무작정 외면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면 철저하게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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