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하면 동네잔치"…아프리카 MZ들 난리 난 '한국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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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7.09 11:00 수정2025.07.09 11:00

아프리카 서부 해안과 맞닿은 세네갈의 식품업체 스카사(SCASA). ‘세네갈의 국민 기업’으로 불리는 스카사는 현지 청년들에게 ‘취직하고 싶은 기업 1순위’로 꼽힌다. 복지 수준이 높은 것은 물론, 세네갈에서 접하기 힘든 직장 내 온정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카사에서는 직원이 상을 당하면 회사 동료들이 조문을 오고, 사내 축구 대회가 축제처럼 열린다.

"입사하면 동네 잔치" 아프리카 MZ들 난리… 1700명 '바글'

회사의 주인은 세계 참치 시장의 큰손 동원그룹이다. 동원은 2011년 바다에서 참치를 잡는 수산기업 캅센과 통조림 제조사 스카사를 인수한 뒤 복지를 대폭 강화하고, 경영 방식에 ‘한국식 정(情)’을 적극 접목했다.

회사가 주는 복지 혜택 가운데 현지 직원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저렴한 가격에 제공되는 아침과 점심 식사다. 100세파프랑(약 195원)만 내면 회사에서 끼니 걱정이 없어진다. 사실상 무료와 다름없는 식사는 세네갈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도입된 복지다.

직원들은 출퇴근 버스에 대한 만족도도 높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직원들의 통근 거리가 먼 데다 세네갈은 아직까지 대중교통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회사에서 교통편을 제공해 주는 것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입사하면 동네 잔치" 아프리카 MZ들 난리… 1700명 '바글'

스카사의 복지 혜택은 세네갈 최고 수준에 이르렀지만, 이것만으로 ‘국민 기업’ 소리를 듣게 된 것은 아니다. 동원에서 복지 이상으로 관심을 쏟는 것은 ‘하나(ONE)의 스카사’라는 이름으로 이뤄지는 정서적 케어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주재원들이 2인 1조로 현지 직원들의 경조사를 챙긴다”며 “한 주재원은 자동차로 3시간 정도 걸리는 곳으로 조문을 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스카사에서는 동원 주재원들이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내륙 깊숙한 곳까지 조문 가는 것이 일상이라고 한다. 물론 결혼식도 챙긴다.

사내 축구 동아리를 만들고 토너먼트 대회를 열어 현지 직원들과 함께 뛰는 것도 이색적이다. 여직원들을 위해서는 구내 식당에서 파티를 열기도 한다.

동원그룹의 스카사가 세네갈 국민들로부터 호의적인 시선을 받자, 대통령까지 나섰다. 지난해 4월 역대 최연소(1980년생)로 취임한 바시루 디오마예 파예 대통령은 최근 동원산업 총괄임원인 이명우 부회장 등을 불러 지속적인 경제 협력과 상생을 주제로 환담했다. 세네갈은 서아프리카의 경제 중심이자 유럽과 북·중미 지역을 잇는 허브 국가다.

스카사는 캅센이 보유한 선단이 직접 어획한 참치를 연간 3만 톤 규모로 가공해 미국과 유럽 등으로 수출하고 있다. 두 회사에서 고용한 직원만도 1700명이 넘는다.

"입사하면 동네 잔치" 아프리카 MZ들 난리… 1700명 '바글'

바시루 디오마예 파예 대통령이 스카사를 주목한 배경 가운데는 직원들의 경영 참여와 인센티브 시스템도 있다. 스카사는 실적이 뛰어난 직원은 평균의 2배 이상을 급여로 받는다. 작업 현장 내에서 주요 부문별 최선임 직원들로 구성한 시니어 위원회는 공장 내 현안을 논의하고 의사결정을 내린다. 이슬람과 기독교 휴일 중 어떤 날 출근해야 할지 정하는 문제도 결정했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세네갈 정부와 지속적인 협력으로 고용을 최대 2500여 명, 생산량을 6만 톤까지 늘리고 이를 통해 한국과 세네갈 양국의 민간 외교관까지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시각 7일, 세네갈 다카르의 대통령궁에서 바시루 디오마예 파예 대통령(오른쪽)과 동원산업 총괄임원 이명우 부회장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동원그룹 제공

현지시각 7일, 세네갈 다카르의 대통령궁에서 바시루 디오마예 파예 대통령(오른쪽)과 동원산업 총괄임원 이명우 부회장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동원그룹 제공

박종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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