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국민의힘 의원 단독인터뷰
대선 정국서 野 이끈 前 비대위원장
“張, 尹어게인에게 미움받기 싫어해”
“당내 ‘대표 어디 갔느냐’ 토로 목소리”
“장동혁 체제 성적, 재수강 안되는 낙제점”
“지방선거 결과가 좋지 못하면 장동혁 대표는 단순 사퇴로 끝나는 게 아니라 ‘보수 진영 자체를 궤멸시킨 책임’을 져야 할 겁니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초선, 경기 포천·가평)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도부가 당내 혼란을 좀처럼 불식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이같이 단호하게 진단했다. 중도 보수층의 표심을 얻지 못해 선거에서 부진한 성과를 내면 후폭풍이 커 수습에 오랜 기간이 걸릴 것이란 게 그의 우려다.
매경AX는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있는 김 의원의 집무실에서 그와 만났다. 당내 최연소 의원인 그는 지난해 6·3 대선(제21대 대통령선거) 정국에서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당을 이끈 경험이 있다. 당내에서 절윤(絶尹)을 강력히 요구하는 의원 중 하나다.
계파색이 옅은 데다 당을 향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김 의원은 야권에서 ‘소장파’로 분류된다. 의원총회 등에서 선배·동료 의원들의 결정에 반하는 의견을 제시할 때면 부담감이 크다면서도 “당이 잘 되고, 또 국민을 위한 길이라 생각한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후보로서 대구시장직에 도전하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최근 “국민의힘을 버려야 보수가 산다”고 발언한 부분에 주목했다. 이처럼 민주당이 중도층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 데 반해 국민의힘에서는 합리적 중도층 이탈이 가속화되는 현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와 탄식이 이어졌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Q. 지선이 50여일 남았다. 비공개 의원총회나 원내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가고 있나.
A. 지도부에 대한 안타까움이 많다. 많은 이들이 이번 지선은 우리가 역대 치렀던 대선이나 총선, 지선과 비교해도 굉장히 어려울 걸로 예측한다.
지도부가 혁신하는 모습을 보이고 국민께 ‘대안 정당’으로서의 역할을 해 보여야 하는데, 당대표부터 강성 지지층에 소구하는 메시지를 계속 내다보니 (선거 분위기가) 야당에 대한 심판 쪽으로 흐르는 데 우려하고 있다.
Q. 장 대표가 갑자기 미국 일정을 소화 중인데.
A. 일정이 비공개여서 기사 보고 알았다. 단톡방 같은 데서도 말하지 않아 의원들이 서로 “왜 대표가 선거 기간에 출국했나” 등을 물어보며 상상의 나래를 펴는 것.
공천도 잡음이 많았지만, 오래전 각 시도당에서 단수추천을 결정해 놓은 후보들이 있는데 (장 대표 출국으로) 의결을 못 해서 단수추천이 아직 안 된 지역들도 꽤 된다. 제 지역구도 포천시장 후보가 단수추천인데 최고위 의결을 못 받아 대기 중이다.
어찌 됐든 방미 성과를 봐야 얘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성과 없이 돌아온다면 원내 비판을 어떻게 감당할지 모르겠다. 의원들은 ‘지금 지도부가 전략이 있긴 한 건가’라는 고민을 많이 한다.
Q. 고민하는 단계에서 끝나면 안 될 타이밍 아닌가.
A. 장 대표에게 내려오라는 얘기는 많은 사람이 했던 것 같다. 최근 인천 최고위에서 윤상현 의원도 대놓고 (비상체제 전환을) 말하지 않았나. 혁신 선대위 얘기도 한 달 전쯤에 나왔지만, 장 대표가 받질 않았다.
지금 체제로 가겠다면 대안이나 지선을 잘 치르기 위한 계획이나 로드맵을 제시해 의원들을 설득해야 하는데 그러지도 않는다. 지난 주말에도 의원들이 각 광역단체 여론조사 결과를 텔레그램 방에 올리며 “대표 어디 갔느냐”고 토로하며 안타깝다는 얘기들을 했다.
Q. 지선 기간 장 대표에게 오지 말라는 지역구도 있다더라.
A. 제 지역구도 “대표께서 안 오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들 하신다. “당 없이 개인기로 치러야 한다”, “중앙당 심판 차원의 선거보다는 지역 밀착형, 지역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후보 개인기로 치러야 하는 선거”라 말씀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다.
Q. 지난달 9일 의원총회에서 당이 ‘절윤 결의문’을 발표했다. 이후 당내 기류가 좀 달라졌는지.
A. 그날 의총 때 다수 의원이 결의문만으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당의 행동과 메시지, 당대표의 기조 변화가 뒤따라야만 의미가 있다고 짚었다. 의원들이 말했던 변화 중 하나가 ‘윤(尹)어게인을 대변했던 핵심 당직자들을 사퇴시키는 것’이었는데 하지 않았고, 혁신 선대위도 안 했다.
저는 두 가지를 얘기했다. 하나는 이걸 정말 할 거면 당헌·당규에 ‘계엄을 반성한다’는 이야기를 넣자는 것, (다른 하나는) ‘탄핵 반대’ 당론의 무효화였다. (둘다) 평의원들의 호응이 있었다.
Q. 제안에 대한 지도부 반응은 어땠나.
A. 돌아온 대답은 “비대위원장 때 윤석열 전 대통령 내쫓았고, 탈당했고, 당신이 사과했으니 된 것 아니냐. 긁어 부스럼이 되면 강성 지지층만 우릴 비난해 내부가 분열된다”였다.
지금 최고위원들 발언을 봐도 다 비슷하다. “김용태·권영세 비대위원장 때 했던 걸 뭘 또 하나. 우리는 사과만 하는 정당인가”라는 뉘앙스다.
장 대표와 대화해보면 ‘윤어게인을 기반으로 중도 확장하겠다’는 말도 안 되는 전략을 갖고 있다. 계엄을 옹호하는 분들과 합리적인 보수층을 같은 바구니에 담기는 어렵다.
Q. 장동혁 체제에 점수를 준다면 몇 점 정도인가. 강점과 약점은?
A. 제가 비대위원장 할 때 제 스스로 지도부 점수를 0점 준 적 있는데, 장동혁 체제는...낙제점이 아닐까 싶다. 재수강 안 되는 낙제점.
장 대표는 강성 지지층이 자유통일당이나 전한길(본명 전유관)의 한미동맹단 같은 곳으로 못 빠져나가게 하는 ‘방파제 역할’을 했다는데 자부심을 품고 있는 것 같다.
덕분에 국민 다수의 상식과는 멀어지고, 합리적 보수나 중도 보수층은 당을 이탈하고 있다. 이들은 ‘뉴(New) 이재명’이나 유시민 작가가 말하는 ‘B그룹’(이익 추구)으로 가려는 것 같다. 실제 ‘도저히 국민의힘을 못 찍겠다’, ‘차라리 민주당을 찍겠다’는 분들도 있다.
지선에서 패하면 장동혁 지도부는 보수 진영의 영토를 다 민주당에 내주게 되는 ‘보수 역사 전체에 굉장히 큰 죄’를 짓게 된다.
총선이나 다음 전국 선거에서 보수가 재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는 마련해야 하는데 민주당이 이미 중도 보수를 말하고 다닌다. 김부겸 전 총리의 대구시장 도전 연설을 보니 “국민의힘을 버려야 보수가 산다”더라. 민주당이 중도 보수 하겠다는 의미로 저는 이해했다.
Q. 당이 유권자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어떤 리더십이 필요한가.
A. 장 대표가 윤어게인 관점에서 말하다가 민주당을 비판하면 국민들은 “계엄을 일으킨 대통령이 소속된 정당 아니었냐”고 한다. 신뢰성·진정성 있는 메시지 전달이 불가능한 상태다.
오염된 메신저부터 싹 다 바꿔야 한다. 탄핵 반대 집회 또는 윤 전 대통령 체포 영장 집행을 저지하려고 연 집회 등에 나갔던 분들이다.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거나, 아니면 메신저를 바꾸는 방법밖에 없다.
Q. 최근 개헌 찬성 의견을 당내에서 처음으로 밝혔던데.
A. 우원식 국회의장이 제안한 3가지 개헌은 사실 반대할 명분이 없다. 중요한 건 권력 구조 개편에 관한 개헌이다. 일단 논의에 참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우리가 대선 당시 김문수·이재명 후보가 서로 공약했던 ‘4년 중임제’에 대한 건을 넣어야 한다. 대통령 임기 전 형사 사건도 재판이 재개될 수 있게 명문화할 수도 있다.
개헌이야말로 우리가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기에 민주당과 동등하게 협상할 수 있다. ‘이 대통령 연임 꽃길 깔아주는 것’ 아니냔 말도 있는데 현직 대통령이 연임할 수도 없을뿐더러, 심지어 대통령이나 여당이 연임 의제를 꺼내면 국민 저항에 부딪힐 거다. 또 우리가 협상에서 안 받으면 그만이다.
이왕 세금 들여 개헌할 거라면 전국 단위 선거 때 하는 게 맞다고 국민은 판단하실 것. 반대할 거라면 우리(국민의힘)의 개헌 타임 스케쥴은 언제인지를 내달라고 당에 요구했는데 지도부는 그것조차 못하고 있다.
그런 전략적 부재가 많다. 계엄 이후 우리 당의 사고가 유연하지 못하다. 필리버스터, 단식 등 결과가 뻔한 전략만 하는 게 아쉽다.
Q. 평소 소장파로 불리며 당론이나 지도부 결정에 반하는 의견을 종종 내더라. 원내 시선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A. 지난 1년이 정말 힘들었다. 대선후보 교체할 때도 비대위원 중 혼자 반대했고, 비대위원장 할 때 여러 개혁 과제 던지면서 의원들을 설득하는 것도 어려웠다.
의원총회 때도 주류 기득권과 반대되는 이야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감이 크다. 결과적으로는 당이 잘 되고, 국민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국회의원 배지가 있으니 (국민들이 이런) 논의의 장에서 더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란 자격을 주셨다고 생각하고, (당)주류로부터 ‘미움받을 용기’를 내고 있다.
Q. 국민의힘이 버려야 할 관행이 있다면.
A. 윤어게인과 함께 갈 수 없다.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다. 대화하고 타협할 게 아니다. 이들이 상식적인 범주로 들어오면 몰라도, 그렇지 않으면 같이 갈 수 없다.
또 당론을 정할 때는 충분한 생각과 대화의 시간을 줘야 한다. 중요한 결정을 하려면 미리 공지하고, 토론하고, 자료도 찾아보고, 여의도연구원 통해 여론조사도 해야 하는데 윤석열 정부 때부터 지금까지 당론을 정할 때 의원들한테 전혀 알려주지도 않는다. 주류 기득권이 (미리) 틀을 짜고 표결에 부치고 끝낸다. 토론이 전혀 없다.
Q. ‘대안과 미래’ 등 당이 바뀌어야 한다며 발언하는 의원들이 있긴 하다. 변화가 가능하다고 보는가.
A. 혼자 할 수 없다. 다만 지금 여러 사람이 당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이걸 표현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차이다. 더 많은 의원이 적극적으로 표현하면 당이 바뀌지 않을까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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