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상 장마철이지만 비 대신 때 이른 무더위가 연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기승을 부리면서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산업 현장에선 안전 관리에 비상이 걸렸고, 축산 농가와 농민들도 지난해보다 이르게 시작된 ‘힘겨운 여름나기’에 울상을 짓고 있다.
2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이날 경기도 일부와 강원 동해안·산지, 남부지방, 제주도 동부는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내외까지 올랐다.
제주도 동부 구좌는 이날 낮 최고기온이 36도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28일 첫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대전과 세종, 충남 지역은 무더운 날씨로 매일 낮 최고기온을 경신하고 있다.
대전은 이날 오후 1시 51분 기준으로 34.2도를 기록했고, 아산은 낮 12시 52분 34.4도로 올해 들어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불볕 더위는 야간에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탓에 전국 곳곳에서는 수일째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 현상도 지속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지난 1일 밤사이 올해 첫 열대야가 나타났다. 이번 열대야는 1914년 이후 111년 만에 가장 이른 것으로 기록됐다. 또 지난해(7월 20일)보다는 19일 빠른 것으로 집계됐다.
강원도 강릉에서는 밤사이 수은주가 30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초열대야’ 현상도 나타났다.
동해안과 접한 강릉에서는 사흘째, 삼척, 양양, 동해, 속초, 고성은 이틀째 열대야가 이어지며 시민들이 밤잠을 설쳤다.
더위가 더 빨리 찾아온 만큼 온열질환자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모두 470명이다. 또 올해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3명이다.
이달 들어서도 푹푹 찌는 가마솥더위가 계속되는 탓에 온열질환 관련 신고는 전국에서 계속해서 접수되고 있다.
연일 사람 체온을 넘나드는 더위가 이어지면서 취약계층이 몰려있는 쪽방촌에서는 주민들이 매일 폭염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 밖에 농민, 축산농가 등도 연일 계속되는 찜통더위에 시름 하기는 마찬가지다.
이처럼 폭염이 계속해서 이어지자 전국 각 지자체는 피해에 특히 취약한 노숙인 등을 비롯해 농민 등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인천시는 7∼8월을 집중 보호 기간으로 정해 노숙인 거점지역 순찰을 확대하고 무더위 쉼터 개방·냉방 물품 보급 등에도 나선다.
대전시도 노숙인 일시 보호센터 등 무더위쉼터를 마련하고 인도에 그늘막을 설치하는 등 폭염 피해 저감 시설을 운영할 계획이다.
강원도는 폭염에 대응해 취약계층 건강관리 전담 인력을 운영한다.
이밖에 충남 부여군은 전국 최초로 야외 농업근로자를 위한 폭염 쉼터를 조성하고 있다.
또한 지역 기업들도 폭염 피해 예방을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