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누비던 허영만도 못 피한 낙상…예방의 핵심은 ‘근육’[노화설계]

1 hour ago 2

허영만 화백. 최근 낙상 사고로 다쳐 입원하며 대외 활동을 중단했다. 공식 인스타그램.

허영만 화백. 최근 낙상 사고로 다쳐 입원하며 대외 활동을 중단했다. 공식 인스타그램.
만화가 허영만 화백(79)이 최근 건강 문제로 입원 치료를 받으면서 모든 대외활동을 중단했다. 전국을 누비며 매주 맛집 탐방 프로그램에 출연할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던 그도 낙상 사고를 피하지 못했다.

낙상은 단순히 한 번 넘어지는 사고처럼 보일 수 있지만 노년기에는 다르다. 고령자에게 낙상은 골절이나 입원으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후 신체 활동이 줄고 근력이 빠르게 감소하면서 일상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다. 활동량 감소가 장기화되면 인지 기능 저하와 재낙상 위험까지 높아질 수 있다.

특히 낙상으로 고관절 골절이나 머리 손상이 발생하면 거동이 어려워져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 문제는 활동량이 줄어들수록 근육은 더 빨리 감소한다는 점이다. 근육이 줄어 이동성이 떨어지면 장보기나 병원 방문 같은 독립적인 생활 능력을 잃기 쉽다. 특히 장기간 침상 생활을 하면 폐렴과 혈전증 같은 합병증 위험이 커질 수 있으며, 활동량 감소와 사회적 고립으로 우울증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문가들은 노년기 낙상 예방의 핵심으로 ‘근육’을 꼽는다.세계 주요 보건기관은 성인에게 주당 150분 이상의 중등도 또는 75분 이상의 고강도 유산소 운동과 함께 주 2회 이상의 근력운동을 권고한다. 하지만 65세 이상 노인 중 유산소 운동 지침을 따르는 사람은 3명 중 한 명 수준이며, 근력운동 실천율은 20% 안팎에 그친다(국민건강영양조사). 근육 지키기에 가장 신경 써야 할 노인들이 정작 근육을 지키는 노력은 가장 적게 하고 있다는 셈이다.

근력운동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유산소 운동보다 동작이 어렵고 통증이나 신체적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헬스장에서 전문 기구를 활용해야 만 근육을 단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연구들은 집에서도 충분히 근육을 강화할 수 있으며,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라고 강조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진이 최근 국제 학술지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하루 단 4분의 간단한 근력운동만으로도 노인의 신체 기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평소 걷는 데 불편을 겪고 있는 평균 연령 74세의 노인 97명을 대상으로 자체 개발한 ‘일상 기능 향상을 위한 근력 운동 프로그램’의 효과를 평가했다. 의자에서 일어나기, 계단 오르기, 걷기 같은 일상 기능 유지에 초점을 맞춘 근력 운동 프로그램이다.

운동은 네 가지 동작으로 구성됐다.

일상 기능 향상을 위한 근력 운동 프로그램. 네 가지 동작은 고령층도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으로 구성했다. 챗GPT 생성 이미지.

일상 기능 향상을 위한 근력 운동 프로그램. 네 가지 동작은 고령층도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으로 구성했다. 챗GPT 생성 이미지.

첫째, 팔굽혀펴기 운동. 운동 수행이 어려운 사람은 무릎을 바닥에 대거나 벽 또는 주방 조리대를 짚고 실시 했다. 이는 가슴과 팔 근육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둘째, 의자에서 일어서기 운동. 양팔을 가슴 위에 두고 의자에 앉았다가 일어서는 동작을 반복하는 스쿼트 형태의 운동이다. 신체 기능이 떨어지는 사람은 손으로 무릎을 짚고 의자에서 일어서기를 했다.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을 단련할 수 있다.

셋째, 양팔 로잉 운동. 손잡이가 있는 탄성 밴드를 발에 걸고 노를 젓듯 팔을 뒤로 당기는 상체 강화 근력운동이다. 등과 어깨 근육 강화에 효과적이다.

넷째, 계단 오르기 동작. 스테퍼(stepper) 또는 낮은 발판을 이용해 계단을 오르는 운동이다. 허벅지와 엉덩이등 하체 근력뿐 아니라 균형 감각과 보행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참가자들은 매일 네 가지 운동을 12주 동안 실천했다. 각 운동은 30초 동안 가능한 한 많이 반복했고 운동 사이에는 30초의 휴식이 주어졌다. 참가자들은 팔굽혀펴기, 의자 일어서기, 양팔 로잉 운동, 계단 오르기 동작을 정해진 순서에 따라 매일 반복했다. 네 가지 운동과 휴식 시간을 모두 합쳐도 4분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3개월 후 참가자들의 하체 기능과 이동 능력 등 일상생활 수행에 필요한 주요 신체 기능이 의미 있게 향상됐다. 무엇보다 하체 기능 개선 효과가 두드러졌다.

전문가들은 “노년기에는 낙상이 근감소를 부르고, 근감소가 다시 낙상을 부르는 악순환이 생기기 쉽다”며 “근육을 유지하는 것이 결국 낙상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근력운동과 함께 단백질 섭취도 매우 중요하다.

국제 학술지

‘영양소(Nutrients)’에 지난 4월 게재된 대규모 분석 연구에 따르면, 근력운동과 함께 단백질 섭취를 적절하게 병행할 때 노년기 근육과 근력 감소를 가장 효과적으로 늦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나이가 들수록 근육이 단백질 섭취에 덜 민감하게 반응해 젊을 때와 같은 양의 단백질을 먹어도 근육 합성이 충분히 일어나지 않는다”며 “근력운동은 나이가 들면서 둔감해진 근육 반응을 다시 깨우는 역할을 해 근육이 단백질을 더 효과적으로 활용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저항 밴드 운동이나 벽 스쿼트, 무릎을 대고 하는 팔굽혀펴기, 의자에서 일어서기 같은 근력운동을 주 2~3회 꾸준히 실천하고, 단백질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백질은 근육 생성과 유지, 회복에 필수적인 영양소다. 단백질 섭취가 장기간 부족하면 근육 손실과 염증 반응 증가가 나타나고 결국 근육의 유지·회복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특히 근육 단백질 합성을 자극하는 아미노산인 류신(leucine) 함량이 높은 단백질 식품이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류신 공급원으로는 유청 단백질과 달걀, 닭고기, 생선, 그릭요거트, 코티지치즈 등이 있다. 콩류 같은 식물성 단백질도 도움이 되지만, 일반적으로는 동물성 단백질보다 류신 함량이 낮은 편이다.

노인들의 근육 유지를 위해서는 충분한 단백질 섭취가 필요하다. 챗GPT 생성 이미지.

노인들의 근육 유지를 위해서는 충분한 단백질 섭취가 필요하다. 챗GPT 생성 이미지.

전문가들은 건강한 노인의 경우 체중 1㎏당 하루 1.0~1.2g 정도의 단백질 섭취를 권고한다. 체중 60㎏인 노인이라면 하루 약 60~72g의 단백질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근감소증 위험이 크거나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1.2~1.5g까지 더 필요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하루 세 끼를 먹는다면 끼니마다 약 25~30g의 단백질을 나눠 섭취하는 것이 근육 유지에 유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달걀 2개와 그릭요거트, 우유를 함께 먹거나, 닭가슴살·생선·두부 등을 한 끼에 적절히 포함하면 약 25~30g 정도의 단백질을 비교적 쉽게 채울 수 있다.

한편 주식회사 허영만 측은 17일 입장문을 통해 “최근 허영만 화백에게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해 현재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병원에 입원해 치료와 회복에 전념하고 있다”며 “당분간 모든 대외활동을 중단하고 안정을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허 화백은 최근 낙상사고로 다쳐 약 한 달째 입원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고령인 허 화백의 부상에 따라 그가 2019년부터 7년간 고정 출연해 온 맛집 탐방 프로그램도 막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관련 논문 주소: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336748
-https://doi.org/10.3390/nu1809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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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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