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는 절대 안 탄다더니…한 달만에 4만대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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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전기자동차가 4만1918대 판매된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지난 2월 사상 처음으로 3만 대 판매 기록을 세운 데 이어 한 달 만에 4만 대 벽을 뚫었다. 올해 정부가 예년보다 빠르게 전기차 구매보조금을 지급한 데다 최근 중동 사태로 유가가 고공 행진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에 등록된 신규 자동차는 16만1517대로, 이 가운데 26.0%인 4만1918대가 전기차였다. 지난해 같은 달(1만7694대)의 2.5배 수준이다. 지난달 전기차 판매량은 휘발유차(4만8815대), 하이브리드카(5만3180대) 등과 비교해도 차이가 크지 않다. 지난달까지 누적 전기차 판매량은 101만4442대로 100만 대 고지를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전기차의 약진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유가가 당장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라인업에 힘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전기차 구매보조금 예산을 1500억원 늘린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유가 고공행진에…전기차, 휘발유차만큼 팔렸다
지난달 신차 4대 중 1대가 전기차

한동안 자동차업계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전기자동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이었다. 5년 전만 해도 전기차 전환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실제 그 속도가 더뎠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전기차 캐즘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글로벌 자동차 트렌드를 선도하는 시장 중 하나인 한국에서 소비자들이 전기차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지원을 유지하고 있고, 국내외 전기차 브랜드가 전기차 판매에 힘을 실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전기차는 절대 안 탄다더니…한 달만에 4만대 팔렸다

◇전기차 月 4만 대 등록 시대

12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신규 등록 전기차가 사상 처음으로 4만 대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차를 구매한 국민 네 명 중 한 명이 전기차를 선택한 셈이다. 직전 달 신규 등록된 전기차는 당시 기준 사상 최대 규모인 3만5693대였다. 2022년 9월 월 판매량이 처음으로 2만 대를 넘어선 뒤 3만 대를 돌파하기까지 3년5개월여가 소요됐는데, 4만 대 벽은 3만 대를 넘어선 지 한 달 만에 깨졌다. 이 같은 추세에 힘입어 등록 기준 ‘전기차 100만 대 시대’에 처음으로 진입했다. 지난달 국내에 등록된 전기차는 누적 101만4442대로 2015년 4874대에서 208배가량 ‘퀀텀점프’를 이뤄냈다.

연료별로 봐도 전기차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지난달 등록된 신규 차량 중 전기차 비율은 약 26%로 휘발유 차(4만8815대·30.2%)와 4.2%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전년 동기 전기차가 차지한 비중은 12.2%(1만7694대)로 휘발유 차(5만5848대·38.5%)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월별 기준 신규 등록 차량 중 전기차 비율이 25%를 넘어선 건 2월(28.2%)이 처음이다. 최근 두 달 연속 국내 소비자들이 내연기관 차와 맞먹는 규모로 전기차를 선택했다는 의미다. 직전 최고 비율은 2025년 8월 기록한 18.4%(2만3258대)였다.

국내 지방자치단체가 지급 중인 전기차 보조금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무공해차통합누리집 등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전기차 보조금 지급 공고 대수(9만2173건) 대비 접수율은 약 77.5%(7만1409)로 파악됐다.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한 지 4개월여 만이다. 보조금 공고 대비 접수율이 100%를 넘어선 지자체는 48곳. 90% 이상인 곳은 60개였다. 이와 관련, 정부와 국회는 10일 2026년도 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해 전기차 구매 보조금 예산을 1500억원 증액했다. 전기 승용·화물차 총 3만 대를 지원할 수 있는 규모다.

국내외 전기차 업체들도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수입차 브랜드 중 처음으로 국내 시장에서 월 신규 등록 대수 1만 대를 넘긴 테슬라는 3일 국내에서 ‘모델 Y L’차량 사전 예약을 받기 시작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 BYD와 지리자동차의 전기차 브랜드 ‘지커’도 국내에서 전기차 라인업 확대를 준비 중이다.

◇글로벌 車 시장서도 전기차 강세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도 전기차 등록량이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자동차협회(ACEA)에 따르면 2월 유럽연합(EU)에서 등록된 전기차는 15만8280대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년 동기보다 2만7005대 증가한 수치다. 독일연방자동차청(KBA)과 프랑스자동차협회(PFA) 등 주요국에서 지난달 신규 등록된 자동차 중 전기차 비중이 25%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되면서 3월 EU 내 전기차 신규 등록량도 크게 반등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NEV) 보급을 늘리고 있는 중국은 NEV 비율이 2020년 5.4%에서 2024년 40.9%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는 NEV 비율이 절반을 넘어설 전망이다.

정상원/김우섭 기자 top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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