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층 40% 공략이 ‘관건’
지지층선 정청래 47% 우위
거대 여당으로 돌아온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대표 선거가 치열한 접전 양상으로 펼쳐지고 있다. 일찌감치 출사표를 낸 정청래(4선)·박찬대(3선) 의원이 접전을 보이면서다. 민주당은 다음달 2일 새 당대표를 선출한다. 대선 이후 공석이 된 당대표 직을 승계하는 것으로 임기는 내년 8월까지다.
4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민주당 대표 경선 후보 선호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 의원과 박 의원은 각각 32%와 28%를 기록해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이다. 다만 의견을 유보한다는 응답이 40%로 나타나면서 상당수의 표심이 선거 직전까지 낙점할 후보를 두고 저울질할 것으로 풀이된다. 남은 기간 두 후보가 부동층 표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조사 대상 가운데 스스로 ‘민주당 지지자’라고 밝힌 응답자 중에서는 정 의원에 대한 선호도가 47%로, 38%를 기록한 박 의원을 오차범위 바깥에서 앞질렀다. 연령별로는 30~60대까지는 정 의원이 앞섰고, 박 의원은 18~29세와 70대 이상 구간에서 정 의원을 따돌렸다.
지역별로는 박 의원이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에서, 정 의원은 서울·경기와 대전·세종·충청, 광주·전라 지역에서 서로를 앞섰다. 이는 지난 대선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대선 당시 정 의원은 호남권을, 박 의원은 영남권을 활동 주무대로 삼아 골목을 누볐다.
한국갤럽은 “관건은 일반 여론조사로 가늠하기 어려운 당원 선거인단 표심”이라며 “2024년과 2022년, 2020년 민주당 대표 경선과 비교하면 현시점 구도가 일방적이진 않다”고 분석했다. 이번 민주당 지도부 선거는 당원 투표 70%(대의원 15%, 권리당원 55%),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 비율로 치러진다.
두 의원은 본격적인 바닥 민심 다지기에 들어갔다. 박 의원은 이번 주말부터 호남을 찾아 ‘일주일 살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5일부터 호남 지역 최소 5개 시군을 순회하며 지역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과정을 통해 스킨십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박 의원은 “지난 대선 총괄상임선대위원장 시절 취약 지역을 맡아 유세하느라 호남을 자주 찾지 못했다. 그 마음의 빚을 일주일간 호남에서 먹고 자고, 걸으며, 직접 갚겠다”고 했다.
반면 지난 대선 기간 대부분을 호남에 머물렀던 정 의원은 지난 주말 충북과 충남 등 충청권을 공략한 데 이어 이번주에는 수도권에 머물며 미디어 노출 빈도를 끌어올렸다. 최근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심(의원의 마음)과 당심(당원의 마음)이 싸우면 의심할 여지없이 당심이 승리한다. 국회의원의 오더표는 통하지 않는다”면서 당원 표심을 노렸다.
이번 조사는 한국갤럽이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응답률 12.1%)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조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