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작년 네이처 메디신에 게재됐다. 이 감미료가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이 훨씬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볼티모어에서 열린 2025년 미국 생리학 서밋(American Physiology Summit)에서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에리스리톨은 세포에 변화를 일으켜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새롭게 밝혀진 사실은?에리스리톨이 신체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 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진은 뇌의 미세 혈관 세포(뇌 미세혈관 내피 세포)에 에리스리톨을 투여했다. 그 결과 음료 한 잔에 포함된 인공 감미료에 노출된 세포는 산화 스트레스 수치가 상승했다. 산화 스트레스는 체내에 활성 산호가 과도하게 생성되어 세포 손상, 노화 촉진, 암과 기타 질병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신체의 불규형 상태를 뜻한다.
연구진은 또한 에리스리톨에 노출된 세포에서 혈관 확장에 도움이 되는 화합물인 산화질소가 덜 생성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산화질소 수치가 낮으면 혈류에 문제가 생겨 혈류 확장이 어려워진다. 이는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제1저자인 콜로라도 대학교 볼더 캠퍼스의 연구원 오번 베리는 “에리스리톨은 안전한 설탕 대체제로 널리 판매되고 소비되고 있기 때문에 연구하기로 결정했다”며 “하지만 새로운 증거에 따르면 에리스리톨 섭취가 심혈관과 뇌혈관 질환, 특히 허혈성 뇌졸중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관성에도 불구하고 뇌혈관 건강 유지에 필수적인 뇌 내피 세포 가능에 대한 에리스리톨의 직접적인 생물학적 영향은 아직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에리스리톨은 무엇?주로 옥수수 전분에서 추출하는 에리스리톨은 당알코올의 한 종류이다. 설탕만큼 혈당과 인슐린 수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감미도가 설탕의 70%쯤 돼 다른 감미료 대비 더 낮다. 설탕 다섯 숟가락을 넣을 때 에리스리톨 일곱 숟가락을 넣어야 같은 단맛이 나 남용의 우려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청량감이 뛰어나다. 섭취 시 구강 내에서 산(酸)을 생성하지 않아 충치를 유발하지 않기에 껌이나 치약, 구강 청결제 등에도 사용한다. ‘제로 슈거’를 내세우는 에너지 드링크, 탄산음료, 소주, 일부 스낵류, 단백질 바, 아이스크림 등에 흔히 사용한다. 적당량 섭취시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다량 섭취 시 해로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얼마나 섭취해야 안전할까?
세계보건기구(WHO)나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은 에리스리톨의 하루 적정 섭취량을 규정하지 않았다. 이는 해당 물질이 식품에서 사용하는 수준에서는 건강에 유해하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반면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체중 1㎏당 0.5g으로 하루 섭취량을 설정했다. 이는 에리스리톨의 설사 유발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예를 들어 체중 70㎏인 성인의 하루 섭취량은 35g을 넘기지 않는 게 좋다.
에리스리톨은 일반적으로 안전한 감미료로 여겨진다. 하지만 심장병이나 뇌졸중과 같은 심각한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EFSA의 권고에 따라 하루 섭취량을 체중 1㎏당 0.5g으로 제한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심혈관 질환 위험이 있는 경우 에리스리톨 섭취를 최소화하거나 다른 감미료를 선택하는 게 나을 수 있다.
베리 연구원은 “매일 섭취하는 에리스리톨의 양을 의식해야 한다”고 주의를 줬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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