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소멸시효 끝나” 주장에
法 “연속 범행은 마지막부터 계산”
제약사 영업사원으로부터 뒷돈을 받은 의사에게 자격정지 처분을 내린 당국의 판단이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강재원)는 의사 A씨가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의사 면허 자격정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 1월 원고 패소 판결했다.
서울 서초구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A씨는 2016년 9월~2017년 7월 영업사원 2명에게서 특정 의약품을 처방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10회에 걸쳐 980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받았다. 이 사실이 발각돼 의료법 위반 혐의로 2024년 11월 벌금 700만원이 확정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3월 A씨에게 의사면허 자격정지 4개월 처분을 내렸다. A씨는 영업사원들에게 경제적 이익을 받은 적 없다고 주장했지만 형사재판에서 확정된 판결을 근거로 행정소송 재판부 역시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형사처벌에 적용된 구 의료법의 소멸시효 기간을 내세워 보건복지부가 자격정지가 아닌 경고처분만 내릴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10차례에 걸친 금품수수 행위를 각각 개별 범죄로 보면, 대부분의 범행은 검찰이 기소한 2022년 1월 이전에 시효가 만료됐다는 것이다. 의료법 소멸시효는 5년이다.
법원은 ‘비위가 계속 행해진 일련의 행위라면, 그중 시효가 경과한 일부 행위가 있더라도 시효의 기산점은 최종의 것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들어 A씨의 주장을 배척했다.
재판부는 “각 행위의 시간적 근접성, A씨가 운영하는 병원 진료실에서 금원을 수수한 점, 수수의 목적·행위 태양(형태와 양상), 제공자와 수령자의 지위 등을 종합하면 각 행위는 단일한 범죄의사에 의한 하나의 계속적 범죄”라며 최종 수수일인 2017년 7월을 시효 시작점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 기준에 의거해 A씨에게 가장 유리한 2017년 7월 1일을 기산일로 하면 의료법 소멸시효 5년이 지난 시점은 2022년 7월 1일이 된다. 검찰이 공소를 제기한 날부터 형사 유죄판결이 확정된 2026년 11월 26일까지 1034일을 시효에서 빼면 A씨의 소멸시효는 2025년 4월 29일이 된다. 보건복지부는 이보다 앞선 작년 3월에 자격정지 처분을 내려 정당하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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