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60주년 한국종자협회 재도약 다짐
김창남 한국종자협회장 100년대계 제안
“외환위기前 흥농·중앙·서울종묘처럼
종자산업 전성기 이끌 종자회사 키우자“
“벼 종자개발 민간기업 참여도 확대를”
“신(新) 트로이카 종자기업 시대를 열어 나갑시다.”
김창남 한국종자협회 회장은 지난 18일 대전 호텔 ICC에서 개최된 협회 창립 60주년 기념행사에서 이 같이 말했다. ‘종자협회 60년, 함께하는 우리 종자 100년’을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 김 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제2, 제3의 우장춘 박사가 탄생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신품종 개발을 위해 땀을 흘리고 있을 육종가들이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우리 종자산업의 전성기였던 흥농종묘, 중앙종묘, 서울종묘의 뒤를 이어 100년이 되기 전에 신(新) 트로이카 시대가 열리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3대 종자회사였던 흥농, 중앙, 서울 종묘는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의 자금난을 겪는 상황 속에서 글로벌 종자기업에 인수됐었다. 이 때 우리나라가 자체 보유하고 있는 많은 종자들이 외국으로 함께 넘어갔고, 이후 종자산업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김 회장은 “지난 60년의 시간을 보내면서 우리는 작은 종자 한 알이 국가 식량안보와 농식품 산업의 기반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하지 않았느냐”며 “앞으로 디지털 전환과 기후변화 대응, 생명공학 진보의 시대에 협회가 대한민국을 종자 강국으로 이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념행사에는 홍문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을 비롯해 안호근 한국농업기술진흥원장, 노수현 한국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장, 양주필 국립종자원장 등 주요 인사와 협회 회원사 임직원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1965년 7월 한국종묘생산협회로 출범한 한국종자협회는 현재 정회원 59개사, 준회원 76개사 등 총 135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협회는 지난 60년간 국내 종자산업 발전을 위해 관련 정책 제안과 품질 관리, 국제 협력 등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홍문표 aT 사장은 축사를 통해 “종자산업은 국민 먹거리를 책임지는 생명산업이며, 종자 수출은 대한민국 식품 영토를 세계로 확장하는 사명과 같다”고 강조했다. 양주필 국립종자원장은 “농업인구 고령화, 채종 기반 약화, 기후변화, 글로벌 경쟁이라는 도전에 직면해 있지만, 전통육종과 첨단육종 기술력을 토대로 수출 주도형 종자산업을 이끌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념식과 함께 열린 심포지엄에서는 협회가 추진 중인 ‘종자산업 발전방안 연구용역’ 중간보고 형태로 고희종 한국종자연구회장(서울대 명예교수)이 ‘대한민국 종자산업, 도전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고 회장은 “종자시장 규모는 확대되었으나 영세업체 증가로 업체당 판매액은 오히려 줄고, 육종업체 수도 최근 10년간 크게 감소했다”고 지적하면서 우리나라 종자산업의 발전 방안으로 △종자기업의 규모화 △종자기업의 글로벌 작물 육종 강화 △연구개발 투자 확대 및 전문인력 양성 △기업 자생력 강화를 제안했다.
그는 “기업의 규모화가 선행돼야 국제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수출과 첨단기술의 적용, 우수인력 확보가 용이하다”며 “동시에 작물의 글로벌 시장 규모가 크고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벼 종자 개발에 있어서 민간기업 참여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용역 최종결과는 오는 12월 11일 한국종자연구회 심포지엄에서 발표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