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수출 뛰는데… ‘거꾸로 환율’ 1520원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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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채금리 상승-외국인 투자자들 ‘셀 코리아’
올 ‘1500원대 마감’ 외환위기때 다음으로 많아

고유가로 인한 글로벌 국채 금리 상승과 외국인 증시 순매도 여파가 겹치며 원-달러 환율이 1520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수출액은 역대 최대 기록을 매달 경신하고 있고 코스피도 장중 8,000을 돌파하며 상승 행진을 펼치고 있지만, 환율은 1500원을 꾸준히 넘기면서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1500원대가 ‘뉴노멀’(새로운 표준)로 자리 잡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2일 원-달러 환율 주간거래(오후 3시 30분) 종가는 1517.2원으로 3월 31일(1530.1원) 이후 두 달 만에 가장 높았다. 올해가 절반도 지나지 않았지만, 1500원대 환율 마감은 벌써 총 18일째다.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8년(47일) 다음으로 많았다.

원화 가치가 낮아지면서 원화 실질 구매력은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달 원화 실질실효환율은 85.06(2020년=100)으로 2009년 3월(79.31) 이후 가장 낮았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은 세계적인 물가 불안, 외국인의 한국 주식 순매도, 기업들의 해외 투자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고 있다.

24일(현지 시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은 5% 넘게 하락했지만, 여전히 배럴당 90달러를 넘는다. 고유가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로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국 국채 금리가 오르자, 달러가 해외로 빠지고 있다. 코스피가 세계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이면서 외국인은 이달에만 코스피에서 40조 원어치 순매도했다. 국내 대기업들이 미국 등에 공장을 짓고 해외 인수합병(M&A)에 나서는 것도 환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은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은 도약 과정에서 수반되는 성공의 비용”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들 3고(高)는 서민들의 삶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주고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경기 호황에 따른 것이라고 가볍게 봐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고환율이 한국의 취약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동 전쟁 전에도 1480원대 고환율이 이어졌다”며 “반도체 외 산업과 내수가 주춤해 성장동력이 떨어지고, 국가 채무는 늘어나는 상황 등이 반영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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