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업지 주택 공급, 신도시 건설보다 빨라 …"파격 규제완화를"

3 hours ago 2
부동산 > 정책·산업

준공업지 주택 공급, 신도시 건설보다 빨라 …"파격 규제완화를"

부동산大토론회 매경의 제언 … 준공업지 활용 방안은
축구장 2800개 면적 준공업지
소유관계 복잡하고 규제 겹겹
산업시설 이전 진통도 '난제'
정부·市·공기업 원팀 만들고
기금 활용해 이전비 지원을
산업시설 의무비율도 낮춰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기계·금속 단지 일대. 이승환 기자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기계·금속 단지 일대. 이승환 기자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19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서 서울 준공업지역을 활용한 주택 공급 방안과 관련해 "서울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중앙정부와 협업하면 훨씬 큰 성과를 거둘 것 같아 서울시장과 따로 뵐 약속을 잡아놨다"고 말했다. 정부가 서울 준공업지역을 핵심 공급 후보지로 지목한 것이다. 준공업지역은 도로와 학교 등 기반시설이 갖춰진 도심에 있어 외곽 신도시보다 빠른 공급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백성준 한성대 부동산대학원장은 "일자리도 갖춰 직주근접형 주택을 공급하기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매일경제가 주요 개발 후보지를 분석한 결과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려면 네 가지 장벽을 넘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시설 이전과 복잡한 소유관계, 이전지역의 반발, 사업성을 떨어뜨리는 규제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장벽은 산업시설 이전이다. 영등포구 문래동 1~4가 일대 기계·금속 집적지는 약 45만㎡로 여의도공원의 두 배 규모다. 정밀 가공업체 469곳, 부속품 제작업체 378곳, 기계·구조물 제작업체 188곳 등 총 1260여 개 영세업체가 밀집해 있다. 서울시는 이 일대 32개 지구 가운데 6개 지구에서 도시정비형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영세업체가 옮겨갈 대체 용지와 설비 이전비, 공사 기간 임시 작업장을 마련하지 못해 사업이 더디다.

사진설명

◆ 대체용지·이전비 부족에 사업지연

서울 준공업지역 가운데 주거와 산업시설이 뒤섞인 혼재지역은 4.96㎢로 전체의 24.8%다. 주민·상인·건물주·세입자의 이해관계를 함께 조정해야 해 개발 난도가 높다. 업체 이전을 사업자에만 맡기지 말고 개발이익과 공공기여를 재원으로 하는 '산업이전기금'을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체 용지, 설비 이전비, 임시 작업장, 준공 후 재입주를 묶어 지원하는 방식이다. 백 원장은 "개발이익과 재입주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업체 참여를 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장벽은 복잡한 소유관계다. 영등포유통상가, 구로기계공구상가, 구로중앙유통단지, 시흥유통업무설비 등 노후 유통시설 네 곳은 준공된 지 평균 44.8년이 지났다. 정비가 시급하지만 소유자가 적게는 1000명, 많게는 4800명에 달한다.

직접 영업하는 소유자와 임대사업자, 세입자 상인 간 이해가 서로 다르다. 화물 운송·하역 시설을 갖추지 못한 이들 시설은 1992년 개정된 유통업무시설 기준 때문에 주거·업무·상업 시설을 결합한 복합 개발도 어렵다.

이들 용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사업 조정자로 참여하는 공공참여형 통합 개발이 필요하다. 공공이 권리관계를 정리하고 인허가와 기반시설 설치를 함께 지원하는 방식이다.

◆ 이전지역 반대로 사업 표류도

세 번째 장벽은 이전지역과의 갈등이다. 구로차량기지는 25만3224㎡ 규모로 국토교통부가 69.5%, 코레일이 29.5%를 소유하고 있다. 대규모 공공용지지만 차량기지를 받아줄 곳을 찾지 못해 개발이 멈췄다. 이전사업은 광명시와 주민 반대로 장기간 표류하다 2023년 무산됐다.

네 번째 장벽은 낮은 사업성이다. 준공업지역에는 산업혁신구역으로 지정돼 산업·주거 복합 개발을 추진할 수 있는 1만㎡ 이상 저이용 용지가 20여 곳 있다. 서울시는 문래동 옛 대선제분 용지 1만8966㎡에서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산업혁신구역은 최대 용적률 800%를 적용할 수 있지만 전체 연면적의 50% 이상을 산업시설로 채워야 한다. 서울시는 국토부에 산업시설 비율을 30%까지 낮춰달라고 건의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사업을 따로 추진하는 구조도 개선해야 한다. 매일경제는 국토부·서울시·자치구·LH·SH가 참여하는 '도심 공급 원스톱 협의체'를 상설화하고, 후보지 선정부터 산업 이전과 기반시설, 인허가를 함께 조율할 것을 제안한다. 이와 함께 산업시설 의무비율 차등 적용, 산업이전기금 조성, 노후 시설 공공참여형 통합 개발, 구로차량기지 이전·개발 패키지 협상을 추진해야 한다.

[임영신 기자 / 한창호 기자]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