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무시할 수 없는 파트너”…협력관계 구축 강조한 국내 바이오업계

“미·중 갈등 속 관세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아직까지 정책 방향이 명확하게 결정된 것은 아닙니다. 기업 차원에서는 중국 바이오 기업과 실질적인 협력이 이어져야 합니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17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국 기업은 그 역량을 고려하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파트너”라며 “국내 기업들은 과도하게 움츠러들기보다는 자체적인 생존 전략에 맞춰 유연하게 협력 방안을 계속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노 회장은 특히 신약 개발 분야에서 중국 기업의 약진을 주목했다. 그는 “다국적 제약사들은 전체 파이프라인의 30% 이상을 중국 기업에서 도입하고 있다”며 “실제 기업 차원의 협력은 여전히 많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의약품 공급망 문제에서 중국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 회장은 “과거 요소수 사태처럼 상대 정부가 내린 일방적 결정으로 국내 산업과 국민이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안정적인 의약품 공급을 위해서는 공급망이 한층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필수의약품의 원료의약품에 대한 자급률을 높이는 일은 국제 정책과 관계없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노 회장은 최근 출범한 이재명 정부의 제약·바이오 정책에 대해 기대감과 아쉬움을 동시에 드러냈다. 그는 “정부가 정책을 통해 산업계를 도와야 한다”며 “연구개발(R&D)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하는 한편 후기 임상시험 후보물질도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근 이 대통령이 네거티브 규제 방식을 시사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노 회장은 “기존의 규제 패러다임을 바탕으로 신약 개발을 추진한다면 선진국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첨단 기술이 반영되는 신약이나 혁신 의료기기 등은 분야별로 완전한 네거티브 규제를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바이오USA에서는 한국관이 역대 최대 규모로 꾸려지는 등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노 회장은 “이번 행사는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성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면서 “이는 글로벌 진출을 향한 정부와 기업들의 강력한 의지가 확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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