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충돌에 불꽃 튄 국제유가…국내 물가와 시장금리 상승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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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주 연속 하락하던 국내 기름값
중동 지정학적 충돌로 상승 압력↑
국내 물가·금리 상승 우려도 커져
“이번 중동 충돌, 전면전에 가까워”

  • 등록 2025-06-15 오후 2:20:04

    수정 2025-06-15 오후 2:30:00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갑작스러운 중동 지정학적 충돌에 그간 유가 하락세에 힘입어 완만하게 유지됐던 국내 물가에도 상승 우려가 제기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 내외로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국제유가가 상승 흐름을 지속할 경우 원유를 전량 수입하는 국내 경제 특성상 물가와 시장금리 상승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나아가 이번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이 사실상 전면전에 가까운 수준인 만큼 시장이 빠르게 원상회복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란에서 이스라엘로 발사된 미사일의 잔해가 6월 중순에 요르단강 남쪽 가자 지구 상공에서 요격된 후 밤하늘에 흔적을 남기고 있다. (사진=AFP)

15일 KG제로인 금융정보단말기 엠피닥터에 따르면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브렌트유 8월 인도분은 현지시간으로 13일 기준 전거래일 대비 7.02% 오른 74.2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 중에는 이란이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소식에 78.50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 같은 국제유가 급등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며 국내 물가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제유가 급등에 미국채 금리가 일제히 상승한 만큼 국내 시장 금리에도 상방압력을 제공할 수 있다.

이영주 하나증권 연구위원은 “중동 지정학적 불안 확대에 따른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짚었다. 한 국내 채권 운용역은 “해당 재료가 국내 시장 금리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겠지만 미국채 금리 상승 요인이라는 점에서 달가운 소식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2%대 안정적이던 국내 물가의 배경에는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던 유가를 꼽을 수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6월 둘째 주(8∼12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직전 주 대비 리터(L) 당 2.1원 내린 1627.7원으로 집계된 바 있다.

주간 기준으로 5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지만 국제유가 변동은 통상 2∼3주가량 차이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는 만큼 향후에는 상승 전환이 전망된다. 이미 이날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전일 대비 0.58원 오른 1629.87원을 기록하며 상승 흐름을 보였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위원은 “하반기 평균 브렌트유 가격이 67달러에서 75달러로 상승할 경우 소비자물가는 월 평균 0.49%포인트 더 높아진다”면서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미국 생산량이 다시 증가하면서 중동지역 불확실성에 따른 유가 상승을 일부 상쇄하겠지만 지난 5월 한은 수정전망에서 전제한 유가 수준보다 높아질 수 있는 점은 물가의 상방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에선 최악의 시나리오로 이스라엘에 반격 중인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상황을 우려한다. 호르무즈 해협은 글로벌 주요 석유 수송로 중 하나로 봉쇄된다면 막대한 석유 운송의 차질과 가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는데 이란 의회의 한 의원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에 투자은행 JP모건은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는 등 상황이 악화할 경우 배럴당 70달러 선으로 오른 유가가 13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황산해 LS증권 연구원은 “해당 충돌이 러·우 전쟁과 같이 장기화될 경우 위험자산 회피, 유가·물가 상승, 금리 압박 등의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번 공격은 전면전에 가까운 수준에 해당하기 때문에 시장이 빠르게 회복할 가능성은 과거 사례에 비해 낮다”고 설명했다.

브렌트유 가격 추이(자료=엠피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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