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로 에너지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지만 정부가 2분기(4~6월) 전기요금을 현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했다. 한국전력의 누적 적자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원가 이하 전력 공급이 이어질 경우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와 같은 재무 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전력은 23일 “2분기에 적용할 연료비 조정단가를 kWh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 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 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연료비 조정요금은 최근 3개월간 유연탄과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변동을 반영해 ±5원 범위에서 결정된다.
한전은 2분기 필요 조정단가를 kWh당 -11.2원으로 산정했다. 그러나 정부는 한전 재무 부담과 그간 요금 인상 지연을 이유로 상한인 +5원을 유지하도록 했다. 한전 부채는 작년 말 기준 118조원이다.
업계에서는 러우 사태 당시와 유사한 ‘역마진 구조’ 재연을 우려하고 있다. 2022년 전력도매가격(SMP)은 kWh당 196.7원까지 치솟았지만 평균 판매단가는 120.5원에 그쳤다. 그해 한전은 33조9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부채는 2021년 68조5000억원에서 2023년 120조2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후 평균 전기요금 인상으로 2024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재무 구조는 여전히 취약하다. 3년간 산업용 요금만 크게 올리고 주택용은 제한적으로 조정하면서 요금 구조 왜곡도 심화됐다. 산업용 요금 인상으로 대기업들이 전력 직접구매로 이탈한 점도 수익성 개선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2021년 도입된 연료비연동제가 제 기능을 하려면 ±5원 상·하한제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상한제에 막혀 원가 변동을 제때 반영하지 못하면 결국 그 부담이 한전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현행 제도는 분기별 조정단가를 ±5원으로 제한하고 있어 연료비 변동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 실제로 한전은 2022년 3분기 이후 줄곧 상한인 +5원을 적용해왔다. 상·하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이란 전쟁 여파로 동북아 가스 가격은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달 27일 1MMBtu당 10.7달러에서 19일 25.4달러, 20일 22.73달러로 수직상승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4~5개월의 시차를 두고 올해 3분기부터 연료비 급등 영향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력 수요가 가장 많은 7~8월 한여름에 ‘전기료 폭탄’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연제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연료비 연동제가 분기 단위로 조정되다 보니 연료비 반영에 시차가 발생하고, ±5원의 제한폭도 보다 유연하게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공공요금 통제를 통해 물가를 관리하려는 상황에서는 제도를 어떻게 설계해도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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