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동창 '가스라이팅' 사기·성매매 강요한 20대女…남편도 가담

중학교 동창을 10년 가까이 심리적으로 지배(가스라이팅)하며, 사기와 성매매를 강요해 3억여원을 빼앗은 20대 여성과 그의 남편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수원팔달경찰서는 성매매 강요, 사기 등 혐의로 체포된 20대 여성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A씨의 남편인 30대 B씨는 A씨와 같은 혐의에 특수상해와 유사 강간 혐의가 추가돼 현재 구속 상태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중학생이던 2016년부터 동창인 C씨에게 "매달 화장품값을 지불하라"는 부당한 계약서를 작성하게 한 뒤 금품을 요구하고 채무를 만들었다.

성인이 된 2020년, C씨를 다시 만난 A씨는 과거 채무를 상환하라고 요구했고, 이후 C씨에게 "명의가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에 연루됐으니 변호사를 선임해야 한다"고 거짓말해 총 5400여만원을 갈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 부부는 이후에도 C씨를 채무로 계속 압박하며 2023년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파주시와 평택시 등에서 성매매하도록 강요해 대금 2억6000여만원을 추가로 가로챘다.

남편 B씨는 C씨가 성인이 된 이후의 범행에 함께 가담했으며, 성매매 강요 당시 C씨를 폭행하거나 성폭력을 저지르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8일 C씨 남편으로부터 "아내가 감금당했던 것 같다"는 신고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이달 7일과 15일 이들 부부를 주거지에서 각각 체포했다.

또 C씨가 성매매하는 동안 운전을 해주는 등 이들의 범행을 도운 B씨의 지인 2명을 관련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C씨 부부는 함께 살지 않아 남편이 아내의 피해 상황과 A씨 부부의 범행을 곧바로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