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출판인들이 21대 대선을 앞두고 차기 대통령에게 권하고 싶은 책으로 ‘줬으면 그만이지’(피플파워), ‘소년이 온다’(창비)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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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출판인회의 선정 ‘대통령에게 권하는 책’ 중 ‘줬으면 그만이지’(왼쪽), ‘소년이 온다’ 표지. (사진=한국출판인회의) |
한국출판인회의는 ‘다시, 책 읽는 대통령을 바란다’ 캠페인의 일환으로 113개 출판사를 대상으로 2주간 진행한 ‘대통령에게 권하는 책’ 설문조사 결과를 12일 공개했다.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책은 선한 영향력으로 주목받는 김장하 선생을 취재한 ‘줬으면 그만이지’, 202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였다. 이어 한국 사회의 빈곤 대물림을 분석하고 복지 사각지대의 국가적 책임을 제기한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되는가’(돌베개)가 추천됐다.
문명과 민주주의에 대한 깊은 통찰로 주목받는 유발 하라리(‘사피엔스’, ‘넥서스’)와 스티븐 레비츠키(‘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 유시민(‘국가란 무엇인가’, ‘나의 한국현대사’)의 저서들도 다수 꼽혔다.
이밖에도 ‘경쟁 교육은 야만이다’(해냄출판사), ‘계급의 숨은 상처’(문예출판사), ‘계엄’(정은문고), ‘국가는 어떻게 무너지는가’(생각의힘), ‘국가란 무엇인가’(돌베개), ‘그래도 나는 서울이 좋다’(페이퍼스토리), ‘김대중 육성 회고록’(한길사), ‘반도체 투자 스펙트럼’(휴먼큐브), ‘어른 김장하 각본’(포르체), ‘활동가들’(빨간소금) 등이 추천됐다.
추천 기준은 △오늘날 한국 사회를 이해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데 필요한 통찰(시의성) △인권과 민주주의 가치를 담은 내용(공공성) △높은 완성도(우수성) 등이었다. 책 제목의 키워드를 살펴보면 ‘민주주의’, ‘세계’, ‘역사’, ‘국가’ 등의 단어가 다수 등장했다. 또한 제목에 ‘어떻게’, ‘무엇인가’, ‘하는가’ 등 질문형 단어의 빈도가 높았다.
한국출판인회의는 “출판계에서 민주주의적 리더십, 시대에 대한 성찰, 국가 비전 제시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잘 보여주며, 차기 대통령이 질문하고 성찰하는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는 출판계의 기대를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이광호 한국출판인회의 회장(문학과지성사 대표)은 “책이 던지는 물음이야말로 이 나라를 이끌 리더가 가장 먼저 마주해야 할 목소리”라며 “새로운 지도자에게 필요한 통찰과 공감, 상상력은 모두 읽고 사유하는 과정에서 비롯된다. ‘책 읽는 대통령’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전했다.
한국출판인회의는 ‘다시, 책 읽는 대통령을 바란다’ 웹책자와 ‘책 읽는 민주사회를 위한 10대 정책 제안’을 주요 대선 후보 캠프에 전달할 예정이다. 총 204종의 추천도서를 담은 ‘다시, 책 읽는 대통령을 바란다’ 웹책자는 한국출판인회의 홈페이지 자료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