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600여 명 작은 마을서 10년 넘게 장의사로 일해와 ◇웃으면서 울 수 있다면/빅터 M 스위니 지음·이유림 옮김/332쪽·1만9800원·와이즈베리 일상생활에서 가장 마주치고 싶지 않은 직업군은 무엇일까. 어쩌면 망자(亡者)를 보낼 때 만나는 ‘장의사’가 아닐까. 하지만 장의사는 고인과 온전한 작별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존재다. 장례 절차를 사무적으로 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인이 생전의 모습을 최대한 되찾도록 단장하며 남은 이들이 마지막 인사를 건넬 시간을 마련한다. 인구가 1600여 명에 불과한 미국 미네소타주의 작은 마을 워런에서 10년 넘게 장의사로 일해 온 저자가 쓴 책이다. 어린 시절 사제를 꿈꿨던 그는 열여덟 살에 우연히 장례업에 발을 들인 뒤, 잠시 머물 생각이었던 워런에 정착했다. 한 잡지와 함께 제작한 직업 소개 영상이 유튜브에서 4600만 회 넘게 조회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책에는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에 선 장의사의 일상이 생생하게 담겼다. 저자는 시신을 씻기고 굳은 관절을 풀어 옷을 입힌다. 피를 방부액으로 바꾸고 움푹 꺼진 얼굴을 채우며, 눈과 입, 피부색을 다듬어 유족의 기억 속 얼굴에 가깝게 되돌린다. 그는 이 일을 “예술과 과학의 중간 어딘가”라고 표현한다. 고인과 유족을 대하는 저자의 세심한 태도도 인상적이다. 삐져나온 털이나 굵은 수염이 고인의 얼굴보다 먼저 눈에 띄지 않도록 꼼꼼히 면도하고, 최대한 평온해 보이도록 오랜 시간을 들여 이목구비를 정돈한다. 눈을 감기기 전에는 입매부터 바로잡아 입술의 모양과 은은한 미소의 곡선을 지키려 애쓴다. 이런 작업은 단순한 손기술이라기보다, 남은 이들이 사랑했던 얼굴을 마지막으로 마주하고 상실을 받아들이도록 돕는 애도 의식에 가깝다. 특별한 사건이나 극적인 서사는 없지만, 책 전반에 감도는 은은한 따뜻함이 끝까지 책장을 넘기게 한다. 장례 절차와 방부 처리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도 한 사람의 존엄을 지키려는 태도를 유지한다. 전체적으로 잔잔하고 진지한 고백이 이어지지만, 자신의 손가락을 실수로 방부 처리한 이야기처럼 익살스러운 일화도 곳곳에 등장해 무거움을 덜어낸다. 죽은 자의 얼굴을 생전 모습으로 되돌리는 그의 손길을 따라가다 보면, 죽음의 공포보단 무한하지 않아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생의 시간을 곱씹게 된다. 책의 향기 > 구독 이런 구독물도 추천합니다! 허진석의 톡톡 스타트업 광화문에서 사설 사지원 기자 4g...
[책의 향기]4600만 명이 본 美 시골 장의사의 ‘아름다운 작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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