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고대 효모 채취, 돌칼로 요리… 고고학자의 증명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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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기술 검증하는 ‘실험 고고학’ 유물 쓰임새 제대로 알기 위한 노력 이집트 고대 도기에서 효모 채취 후 파라오시대 화덕 구현해 빵 굽기도 ◇실험하는 고고학자/샘 킨 지음·이충호 옮김/684쪽·2만8000원·해나무 ‘실험 고고학’은 과거 인류가 먹고, 입고, 만든 것을 직접 재현해 보는 학문이다. 저자는 때론 생명의 위험까지 무릅쓰며 고대 인류의 삶을 풍부하게 발견해 내려는 괴짜 과학자들의 노력을 소개한다. 피라미드 건설에 모래로 만든 경사로를 사용했다는 주장을 검증하는 실험. 해나무 제공 몸소 해보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노르웨이 인류학자이자 고고학자인 토르 헤위에르달(1914∼2002)도 그런 부류. 그는 폴리네시아인이 남미로부터 왔다는 자신의 논문을 학계가 받아들이지 않자, 증명하겠다며 1947년 4월 28일 손수 만든 뗏목(콘티키호)을 타고 페루에서 이스터섬까지 가는 대장정을 시작했다. 거센 해류를 넘을 때는 예인선의 힘을 빌리고, 배도 고대의 것을 완벽히 재현한 건 아니었지만 어쨌든 그는 100여 일 만에 8000km를 횡단해 폴리네시아의 라로이아섬에 닿았다. 헤위에르달은 이후 고대 이집트식 갈대 배로 대서양 횡단을, 메소포타미아식 갈대 배로는 인도양 항해를 시도했다. 여러 논란에도 그가 오늘날 고대 기술과 생활을 복원해 검증하는 ‘실험 고고학’을 대중에게 알리고 큰 영향을 준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인기 과학 작가가 고고학자들을 넘어 고대 인류의 삶을 알기 위해 직접 뛰어든 사람들의, 어찌 보면 황당하기도 한 노력을 재치 있게 풀어낸 책이다. 읽다 보면 ‘뭘 저렇게까지…’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고대에 쓰던 연고를 만들어 보려는 미생물학자, 중세 대포의 굉음 크기를 알기 위한 화학자의 노력 등을 보고 있으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결국 그는 비행기를 타고 이집트로 가서 멸균 면봉과 여러 가지 시료 채취용 미생물학 장비를 사용해 고대 도기에서 효모를 채취했다. … 마침내 블랙 리는 자기 집 뒷마당에 빵을 굽기 위한 파라오 시대의 화덕을 만들었고, 불쏘시개로 쓰기 위해 고대 이집트인이 사용한 것과 비슷한 아카시아나무를 애리조나주에서 구해오기까지 했다.”(4장 ‘이집트’에서) 고대 이집트 빵 만들기, 고대 로마 여성의 머리 모양 재현, 고대 흑요석 칼의 절단력 실험 등 학문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분야가 망라된 덕에 읽는 재미가 있다. 뭣보다 박물관 유리장 안에서 보던 유물이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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