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군주론’ 싫어한 왕, ‘군주론’대로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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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군주론에 반대한다,그러나/김상근 지음/448쪽·2만4000원·김영사 피렌체 공화국의 외교관이자 역사가 니콜로 마키아벨리(1469∼1527)는 ‘군주론’에서 “어떻게 사는가”(사실)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당위)를 구분함으로써 근대 정치철학의 초석을 닦았다. 이전까진 후자의 관점이 주류였고, 도덕성은 지배자가 갖춰야 하는 필수 요소로 여겨졌다. 하지만 마키아벨리는 냉혹한 정치·외교 현실을 직시하며 그에 맞는 통치술을 제시했다. 목적 달성에 필요하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런 ‘마키아벨리즘’은 오랫동안 유럽에서 격렬한 논쟁의 대상이었다. 누군가는 그의 통찰에 지지를 보냈지만, 다른 누군가는 사악하다며 비판했다. 그런데 이 논쟁에 직접 뛰어든 군주가 있으니, 이른바 ‘대왕’이란 칭호가 붙는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2세(1712∼1786)다. 그는 왕세자 시절 당대 유럽 최고 계몽사상가 볼테르와 교류하며 ‘안티마키아벨’을 집필한다. 이 책에서 그는 도덕에 기반한 통치와 이상주의적 외교를 주창하며 마키아벨리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책이 출간되고 얼마 되지 않아 왕위에 오른 그는 정반대 모습을 보였다. 영토를 넓히려 선전포고 없이 다른 나라를 공격하는가 하면, 이미 체결된 조약을 어기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이런 마키아벨리적인 면모 때문에 그는 후대에 나폴레옹과 히틀러의 롤모델이 되기도 한다. ‘나는 군주론에 반대한다, 그러나’는 인문학자인 저자가 마키아벨리에 반대했으면서도 실제로는 마키아벨리즘에 가장 충실했던 한 왕의 삶과 그의 저작 ‘안티마키아벨’를 따라가며 권력과 도덕, 현실과 이상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정치학 고전인 ‘군주론’을 이해하기 쉽게 요약해 설명할 뿐 아니라, 반론인 ‘안티마키아벨’을 국내 처음으로 번역해 상세한 해제와 함께 수록했다. 저자는 필요할 땐 마키아벨리를 비난하면서도 마키아벨리의 충실한 제자로 살아간 권력자의 사례를 통해 과연 우리가 ‘마키아벨리의 덫’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지를 묻는다. 그의 답은 ‘어렵다’지만,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마키아벨리즘을 이해하면 역으로 권력자의 술책을 간파하고, 부당하게 지배당하지 않는 방법을 찾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책의 향기 > 구독 이런 구독물도 추천합니다! 횡설수설 광화문에서 동아시론 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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