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두 억만장자 경쟁에 우주를 맡겨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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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 드림/크리스천 데이븐포트 지음·박세연 옮김/652쪽·2만8000원·알에이치코리아 2018년 2월 6일 스페이스X는 팰컨 헤비 로켓을 처음으로 시험 발사하며 테슬라 로드스터를 실었다. 운전석에는 우주복을 입힌 ‘스타맨’이란 마네킹을 앉혔다. 사진 출처 스페이스X 홈페이지 2018년 2월, 미국 ‘스페이스X’의 대형 로켓 팰컨 헤비가 첫 비행에서 우주로 실어 보낸 건 위성이 아니었다. 운전석에 우주복을 입은 마네킹 ‘스타맨’을 태운 체리색 테슬라 로드스터였다. 파란 지구를 배경으로 자동차가 떠 있는 장면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순식간에 퍼졌다. 달에 먼저 도달해 국기를 꽂는 게 상징이었던 우주 경쟁이 이젠 기업과 자본, 브랜드가 각축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미 워싱턴포스트(WP)의 우주산업 전문기자인 저자가 2016년 이후 미 우주 산업의 변화를 추적한 책이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 미국 항공우주국(NASA) 관계자 등을 인터뷰하며 머스크와 베이조스의 경쟁, 수십억 달러 규모의 정부 계약, 로비와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혀 새로운 우주 산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좇았다. 회의실과 발사장, 정부 기관을 오가며 산업이 탄생하는 현장을 재구성한 책이다.눈여겨볼 건 현재 우주 경쟁의 목표가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이젠 달이나 화성에 ‘먼저 도착하는 것’만 중요한 시대가 아니다. 사람과 화물을 실어 나를 운송망, 통신과 전력, 채굴과 생산시설, 나아가 사람이 장기간 머물 수 있는 거주 인프라를 누가 먼저 구축하느냐가 경쟁의 핵심으로 떠올랐다.실제로 스페이스X는 재사용 로켓과 스타십으로 우주 운송 비용을 낮추는 데 몰두한다. 반면 로켓 기술 후발주자인 블루오리진은 달 표면의 토양인 레골리스로 거주지를 짓고, 현지에서 자원을 조달하는 기술에 눈을 돌리고 있다.저자는 두 기업의 치열한 경쟁이 오늘날 우주 산업의 판을 어떻게 바꿨는지를 보여준다. 상대를 의식하기보단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던 베이조스였지만, 2016년 스페이스X가 미 공군 계약을 따내자 머스크에게 정면으로 대응한다. 2019년 워싱턴에서의 ‘비전 연설’로 전면에 나선 그는 블루오리진 성장에 박차를 가하면서 로비와 소송으로 경쟁자를 압박했다. 하지만 이를 비웃듯 같은 해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 위성 60기를 쏘아 올렸다. 이런 장면들을 묘사하며 책은 현실이 된 ‘상업 우주산업’의 최전선을 세밀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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