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무너진 건물에서 정경유착을 파헤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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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를 찾아서/하나 미셸 지음·이윤정 옮김/388쪽·1만9000원·정은문고 1995년 서울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을 출발로 한국 현대사의 그늘과 정경유착을 파헤친 소설이다. 한국계 영국인인 작가가 미국에서 영어로 출간한 책으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재미에 밀도 높은 사회 비판을 접목해 ‘퍼블리셔스 위클리’ 등 외국 다수 매체에서 ‘올해의 책’, ‘여름 기대작’ 등으로 선정됐다. 이야기는 전직 기자이자 독재 정권 시절 학생운동에 몸담았던 주인공 ‘새’가 남편 ‘재’가 근무하던 빌딩의 붕괴 소식을 들으며 시작된다. 옥상 수영장 공사를 맡았다던 남편은 공식 기록과는 달리 지하 프로젝트에 투입돼 있었고, 사라진 남편의 행방을 추적하던 주인공은 대기업과 정부 간 유착 정황을 포착하며 혼란에 빠진다. 여기서 핵심 인물인 고급 클럽 마담 ‘명희’가 등장한다. 미군 부대 근처에서 일을 시작했던 명희는 경제 성장의 그늘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여성의 현실을 날카롭게 증언한다. 소설엔 최루탄 속에서 이상을 부르짖던 청년들이 자본과 권력의 시스템 속에서 타협하는 과정이 겹쳐진다. 어린 시절을 한국에서 보내고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인류학과 철학을 전공한 저자는 미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서 한국 문화를 가르치는 아시아 디아스포라 학자이기도 하다. 이런 저자가 한국 사회의 여러 구조를 입체적으로 들여다보는 통찰이 이야기의 바탕에 깔려 있다. 부패한 권력과 미스터리라는 소재가 결합돼 읽는 재미와 몰입감이 쏠쏠하다. 책의 향기 > 구독 이런 구독물도 추천합니다! 밑줄 긋기 어린이 책 은퇴 레시피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좋아요 0개 슬퍼요 0개 화나요 0개 지금 뜨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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