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별점도 자본… 데이터 경제 속 당신은 몇 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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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높은 식당에 찾아가고 심박수-운동량 등 데이터화 숫자로 평가하는 디지털 세상… 새로운 ‘사회적 계급’ 만들어 검색 기록 등 개인 정보에 따라 온라인 세상에서 평가 달라져 ◇서열사회/마리옹 푸르카드, 키런 힐리 지음·서영찬 옮김/324쪽·1만8000원·동아시아 넷플릭스 시리즈 ‘블랙미러’ 중 에피소드 ‘추락’의 한 장면. 이 에피소드는 소셜미디어 평점이 개인의 경제력과 사회적 지위, 인간관계까지 좌우하는 사회를 섬뜩하게 그려낸다. 신간은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사람의 가치를 수치화하고 서열화하는 새로운 ‘서열 사회’가 기존 불평등을 강화하고 또 다른 차별의 기준을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한다. 넷플릭스 유튜브 화면 캡처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손목에 찬 ‘스마트 워치’를 확인한다. 잠들기까지 걸린 시간, 깊은 잠에 든 시간, 수면 중 깬 시간 등이 숫자로 정리돼 있다. 오늘의 수면 상태는 ‘관심 필요’. 손목에 찬 작은 기계는 심박수와 걸음 수, 운동량까지 몸 상태를 촘촘한 데이터로 환산해 보여준다. 건강뿐만이 아니다. 우리는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가장 빠른 길’로 출근하고, 주문이 많거나 별점이 높은 식당을 찾아 밥을 먹는 삶에 익숙하다. 타인이 매긴 점수와 순위, 알고리즘의 추천이 어느새 일상의 선택을 좌우한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와 듀크대 사회학과 교수가 함께 쓴 이 책은 이처럼 삶 곳곳을 파고든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새로운 ‘사회적 위계’를 만들어 냈다고 본다. 데이터는 개인의 건강을 챙기거나 조금 더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편리한 수단에 그치지 않는다. 검색 기록과 신용점수, 위치 정보, 소셜미디어의 ‘좋아요’ 같은 디지털 흔적은 개인의 가치를 평가하는 재료가 된다. 저자들은 개인마다 축적되는 이런 디지털 자본을 ‘고유 자본(eigencapital)’이라고 부른다. 저자들은 고유 자본을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가 말한 ‘문화 자본’과 대조해 설명한다. 부르디외는 취향과 학력, 문화적 경험처럼 개인이 지닌 자원이 사회적 위치를 나누고 불평등을 재생산한다고 봤다. 오늘날엔 대면 관계와 기존 제도가 수행하던 이런 ‘분류’의 상당 부분을 알고리즘이 대신한다. 검색 기록과 소비 패턴, 클릭과 이동 경로처럼 온라인에 남긴 흔적은 개인을 평가하는 수치로 전환된다. 그 결과로 취업이나 보험 가입, 물건 가격부터 콜센터 대기 시간까지 우리가 받는 대우가 보이지 않는 디지털 평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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