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자연 생태계로 본 도시 발전의 법칙[곽재식의 안드로메다 서점]

2 weeks ago 35

◇스케일: 생물·도시·기업의 성장과 죽음에 관한 보편 법칙/제프리 웨스트 지음·이한음 옮김/664쪽·3만 원·김영사 근대 이후로 사람들은 커다란 도시를 이루고 생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도시를 이루고 살 때 생기는 장점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좁은 공간에 모여 있으면 공동으로 사용하는 시설을 더 많은 사람들이 활용할 수 있다. 그러면 그 시설을 더 크고 좋게 만들 수 있다. 이는 다시 사용자들에게도 이득이다. 그렇기에 우체국, 극장, 백화점, 상하수도 시설 등등은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을 때 더 크고 좋게 만들어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은 새로운 사업을 벌이기에 큰 도시가 유리하다는 뜻도 지닌다. 사업을 벌일 때 필요한 여러 물건을 구하기에도 편리하고, 사람을 고용하는 데도 인구 많은 도시가 편리하다. 이 말을 반대로 뒤집으면 도시는 다양한 분야의 일자리를 구하기 좋은 곳이라는 의미도 된다. 내가 잘하는 게 클라리넷 연주라면 클라리넷을 좋아하는 사람들만 모여 사는 특이한 시골 마을이 있지 않은 다음에야, 갖가지 취향을 갖고 있는 이들이 많은 도시에서 일자리가 생길 확률이 높다. 요즘에는 대도시에서 아이디어 교환이 빨리 일어날 수 있다는 등의 장점도 자주 언급되곤 한다. 그렇다고 도시가 무작정 커진다고 마냥 좋기만 한 건 분명 아니다. 교통망이 부족하고 주택이 부족한데 사람들만 모여든다면, 그곳 사람들의 생활은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땅값이 오르니 물가도 오른다. 위생 문제부터 범죄까지 다양한 어려움도 생길 수 있다. 결국 사람들이 흩어져 사는 것보다 어느 정도 규모의 도시가 생기면 이득이 되기는 하지만, 동시에 너무 빨리 도시가 커져 손해가 생기진 않도록 적절한 선을 찾아야 한다. 여기에 더해 현대의 도시 계획에선 시대 변화에 따른 문화적인 고려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과거 가부장제 시대에는 어떤 커다란 관청을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전한다고 하면 일하는 아버지를 따라온 가족이 다 같이 이동하며 저절로 인구가 분산되는 게 당연했다. 그러나 맞벌이가 보편화된 지금, 옛날식 사고방식으로 과거와 똑같은 효과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이젠 가족 중 한 사람의 이동만으로 과거만큼의 인구 분산 효과를 일으키기란 쉽지 않다. 그 대신 다른 지역으로 관청을 옮긴 효과를 제대로 거두려면 그 지역에서 얼마나 인력을 기르고 채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 이런 문제까지 고려하면서 도시를 성장시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