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지구 생명체 중 인간만 고립돼 간다

1 week ago 29

◇공생의 언어/롭 던 지음·송근아 옮김/472쪽·2만5000원·흐름출판 영화 ‘아바타’의 무대인 판도라 행성은 모든 생명체가 신경망처럼 서로 연결된 곳. 거주자인 나비족은 물론이고 살고 있는 동물, 나무, 꽃, 곤충까지 슬픔과 기쁨, 분노 등 감정을 교감하는 모습이 나온다. 아주 오래전 지구도 그랬을까? ‘상리공생(相利共生·mutualism)’은 둘 이상의 종이 단순히 함께 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소리나 몸짓, 냄새 등의 상호작용을 통해 생존에 유리한 이득을 주고받는 관계를 뜻한다. 진화생태학자이자 과학칼럼니스트인 저자는 인간도 한때는 이렇게 자연과 상호작용하는 능력이 있었지만, 기술이 이 능력을 대체하며 점차 자연의 소리를 듣는 능력을 잃어버렸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점점 더 지구 생태계에서 인간은 고립돼 가고 있다고 봤다. “인간은 수천 가지에 달하는 상리공생 파트너들에게 의존하며 살아가지만, 그런 존재답게 행동하지는 않는다. … 인간은 마치 이 세상에 홀로 존재하는 것처럼, 세상의 다른 생명들과 동떨어져 우리만의 미래를 그릴 수 있는 것처럼 살아가고 행동한다.”(머리말 ‘당신의 배꼽에 정글이 있다’에서) 저자는 우리의 이런 사고방식이 망상에서 비롯됐으며, 몹시 외로운 방식이라고 지적한다. 이를 실증하듯 인류의 조상인 유인원이 나무 위에서 살던 시절부터 현대 문명에 이르기까지 인간이 자연과 협력하며 진화해 온 역사를 하나하나 다큐멘터리 영화처럼 풀어낸다. 그리고 자연과의 협력 관계를 대체한 기술로 인해 이젠 오히려 기후 위기 등 종의 생존을 걱정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지속 가능한 미래는 기술에 있지 않다고 말한다. 기후 변화가 일어날 때마다 인류는 자연과의 협력 관계를 통해 살아남았으며,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때문에 상리공생으로 얽힌 자연에서 우리는 관계를 맺고 있는 생물종들의 ‘웰빙’에도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한다. 우리와 자연의 경계를 구분 지을 수 없을 만큼 밀접하게 상리공생으로 엮인 관계에서 그들이 행복해야 우리도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의 향기 > 구독 이런 구독물도 추천합니다! 새로 나왔어요 사설 함께 미래 라운지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좋아요 0개 슬퍼요 0개 화나요 0개 지금 뜨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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