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 복귀 결심을 밝히면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 기대감에 급등했던 세종 부동산 시장도 출렁이고 있다.
5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서 5월 넷째 주 세종시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0.30%)보다 상승 폭이 둔화한 0.10% 상승에 그쳤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대권 후보들이 앞다퉈 정부 청사·대통령실 세종 이전 추진 공약을 내걸면서 세종시 부동산 시장은 급등세를 탔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행정수도 세종 완성 공약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4월 대선 경선 TV 토론회에서 "청와대를 신속히 보수해 다시 들어가는 게 좋겠다"며 "장기적으로는 대통령 세종 집무실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JTBC 유튜브 채널에서도 "청와대가 제일 좋다"며 "오래 썼고 상징성도 있고 문화적 가치도 있다, 안 쓸 이유가 없다"고 평가했다.
세종 집무실 조기 이전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세종시 부동산 상승세가 꺾이고 거래량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날(5일) 기준 세종 아파트 5월 거래량은 477건으로, 4월 (1383건) 대비 크게 줄었다. 올해 계속 이어진 증가세도 끊겼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이 불확실해지면서 당분간 세종 부동산 시장은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세종시 집값은 이미 2020년 행정수도 이전 논의로 인해 단기 급등과 급락을 보인 전례가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0년 행정 수도 이전 논의가 점화되자 세종시 아파트값은 42.37% 치솟았다. 그러나 행정수도 이전이 무산되자 △2022년 -16.74% △2023년 -5.14% △2024년 -6.37%로 폭락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최근 상승세는 수년간 하락한 가격이 행정수도 이전 기대감에 반등하며 나타난 현상"이라며 "이전 시점이 불분명하고 이전 여부조차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는 추가 상승이 쉽지 않다"이라고 평가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