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납자 어려움 살피는 세무서 체납관리단, 복지의 문을 열다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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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체납자 어려움 살피는 세무서 체납관리단, 복지의 문을 열다 [기고] 권영진 입력 : 2026.10.22 11:28 권영진 전 신한대학교 교수·은평세무서 국세외수입체납관리단 실태확인원 “그거 보이스피싱이야. 당장 끊어!” 세무서에서 체납 사실을 안내하던 중 수화기 너머로 할머니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린다. 할아버지가 “은평세무서라는데”라고 답하지만 소용없다. 사기 전화에 대한 두려움 앞에서 공공기관이라는 설명도 설 자리를 잃는다.체납이라는 말은 흔히 납부 독촉과 강제 징수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현장에서 만나는 체납자의 사정은 한 가지로 설명되지 않는다. 병원비 때문에 납부를 미룬 사람도, 생계가 막막해 통지서를 쥐고도 어쩔 줄 모르는 사람도 있다. 내지 않는 사람과 낼 수 없는 사람을 구별하지 못하면 행정은 도움이 필요한 취약 계층 손을 놓치게 된다.체납관리단의 역할은 이 차이를 살피는 데서 시작한다. 체납 사실을 알리고 생활 실태를 확인하되, 도움이 필요한 위기가구를 발견하면 주민센터 등 복지기관으로 연결한다. 체납 내역은 징수의 근거이면서 생활의 위기를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 통지서 뒤에 가려진 개개인의 형편을 읽어낼 때 체납 관리는 복지 사각지대를 찾는 통로가 된다.문제는 그 통로에 닿기까지의 거리다. 낯선 전화를 경계하는 이에게 기관 이름을 반복한다고 신뢰가 생기지는 않는다. 상담원들은 여러 차례 설명하며 오해를 풀고 그제야 마음을 연 이들은 빚과 힘겨운 생활고에 대해 털어놓는다. 안내의 정확성만큼 상대가 안심하고 말할 수 있게 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체납 사실을 전달하는 일과 체납자 사정을 이해하는 일 사이에는 경청이라는 노동이 놓여 있다.이 노동을 지탱하는 힘 가운데 하나가 세대 간 협업이다. 방문 동선을 짤 때에는 전산 처리와 지도 검색에 익숙한 2030 청년들이 먼저 나선다. 이들이 거칠게 항의하는 민원인 때문에 힘들어 하면 시니어 체납관리단이 옆자리에서 차분하고 온화하게 경청하며 대화를 풀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곤 한다. 청년 실태원들은 화난 민원인을 다독이는 경청과 공감의 기술을 배우고 시니어요원들은 그들의 에너지를 받으며 활력을 얻는다.필자는 정년퇴직 후 8년간 대학에 머물다 일흔에 체납관리단 관리보조원으로 새 출발을 했다. 현장에서 발로 뛰고 상담 업무를 거들면서, 경험의 가치는 그것을 필요로 하는 자리에서 다시 생긴다는 사실을 배운다. 세 번째 일터가 주는 보람은 출근할 곳이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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