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설계는 무엇이고, 지금 어디까지 와 있나?
생애설계(Life Planning)는 생활영역(생활분야)별 인생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계획이다. 생애설계는 생활영역과 생애주기 단계 전체에 관한 계획이므로 아동, 청소년부터 노년까지 모든 연령층에게 필요하다. 그런데 생애설계는 은퇴설계(노후설계)와 같은 생애주기 단계별 설계와 경력설계, 재무설계 등의 생활영역별 설계를 모두 포함하지만 아직도 대부분 사람에게는 생소한 말이다. 2000년대 이전에는 물론 2020년대 현재도 생애설계의 일부인 은퇴설계(노후설계)가 생애설계보다 훨씬 많이 알려져 있고, 은퇴설계 서비스는 공공 및 민간 단체(기업 등)에서도 많이 교육과 상담(카운셀링) 등을 통해 제공되고 있다. 생애설계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20-30년 전부터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의 교과목으로 아니면 특별활동의 일부로 가르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도 10여 년 전부터 초등학교 5-6학년 실과 교과서와 중고등학교 가정 교과서에서 가르치고 있다.
우리나라 50+ 뿐만 아니라, 세계 각 국가의 50+에게도 인생 후반기 생애설계 교육이 필요하다
연령주의(ageism)는 연령을 근거로 노인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거나, 노인에 대해 편견을 가지거나, 노인을 차별하는 것을 말한다. 국가나 사회가 노인의 인권을 보장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노인 스스로 자신의 인권이 침해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령주의는 노인인권 침해에 가장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노인들이 스스로 노력하여 활기차고 의미 있고 보람된 노후 삶을 사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은 노인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하는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 이에 아셈노인인권정책센터(ASEM Global Aging Center)에서는 2023년과 2024년에 중년들과 노인들(50+)이 스스로 노후의 삶을 잘 계획하여 더욱 긍정적으로 노후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기위해, 50+를 대상으로 활동하는 생애설계 교육자를 위한 <활기찬 노후생활 준비와 인생의 꿈 실현을 위한 생애설계> 가이드북과 배움카드를 발간하여 노후생애설계 교육자 교재를 제공하였다.
50+ 대상 생애설계 교육은 노인인권 보장과 함께 21세기의 두드러진 현상의 하나인 수명연장, 즉 세계적 고령화 추세에 대응하는 개인적 대책이자 동시에 사회적 대책이기도 하다. 개인적 대책이라는 의미는 인생 후반기 삶을 만족스럽게 살기 위해 스스로 인생 계획을 세우고 실천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며, 사회적 대책이라는 의미는 국가사회가 공식적 및 비공식적 교육제도를 통해 국민(시민)들이 스스로 인생 후반기 삶을 잘 계획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생애설계 교육을 사회정책으로 시행하는 것을 말한다. 고령화가 초래하는 높은 사회적 비용을 낮추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는 사회 구성원들에게 생애설계 교육을 제도화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에 필자는 생애설계의 정의와 원칙과 절차를 정리하여 2020년에 <생에설계와 시간관리>라는 책을 내놓았으며, 그 책에서 생애설계의 이론적 설명과 더불어 청년, 중년, 노년에 어떻게 실제로 생애설계를 할 수 있는지의 예시도 제시한바 있다.
또한 생애설계가 모든 연령층에 다 필요한데 생애설계를 시작하는 시기가 연령별로 다르기 때문에 시작 시기를 크게 청소년, 청년, 중년/노년의 3개로 나누어 생애설계의 이해와 실습을 같이 할 수 있는 교육교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3가지 세대별 워크북과 현실에서의 꾸준한 실천을 위한 생애설계다이어리를 세상에 내놓았다.
이번에 연재하는 ‘50+ 생애설계 강론’에서는 중년기 이후 사람들이 생애설계에 대한 관심이 가장 크기 때문에 중년기와 노년이 겹쳐 있는 인생 후반기 즉 50+를 대상으로 생애설계의 이론적 이해와 실습을 해볼 수 있도록 만든 <인생 후반기 생애설계 워크북>의 내용을 중심으로 독자들에게 인생 후반기에 대한 이해를 돕고 스스로 자신의 생애설계를 할 수 있는 수준으로 글을 써나가려고 한다.
수명연장(고령화)은 세계적 추세이다
20세기 후반부터 세계 각국의 출생 시 기대수명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으며, 아시아-유럽 국가들에서도 같은 추세이다. 한국의 경우 출생 시 기대수명은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1950년에 비해 2020년에는 남녀 모두 거의 30년 이상 연장되었으며 앞으로도 계속 연장되어 2070년에는 남자는 90세, 여자는 93세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출생 시 기대수명은 인구 전체의 기대수명을 표현하는데 적합하지만 50+의 기대수명을 좀 더 정확히 알려면 50+ 각 연령의 기대수명을 살펴보는 것이 적합하다. 50+ 이후 각 연령의 기대수명을 표나 그림으로 제시할 수도 있지만, 요약해서 5세 또는 10세마다의 기대수명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50+ 각 연령의 실제적 기대수명은 [출생 시 기대수명 ‒ 50+의 현재 연령]으로 계산한 값보다는 2-3년 정도 더 길다. 한국의 경우 2021년에 추정한 50+ 특정 연령의 남녀별 기대수명은 아래 그림과 같다.
이처럼 급격하게 늘고 있는 수명연장의 시대에서, 자신의 후반기 인생을 보다 의미있고 행복하게 만들기를 원한다면, 먼저 주위의 어른들의 삶의 모습을 주의깊게 살펴보고, 후반기 인생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공감해야 한다.
[최성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한국생애설계협회 회장/아셈(ASEM)노인인권정책센터 이사장/국제노년학·노인의학회(IAGG) UN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