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2월 미국 출장을 다녀온 후, 최 회장 왼쪽 손목의 흰색 붕대에는 검은색 매직으로 쓴 낙서들이 나타났습니다. 지난달 5일(현지 시간) 미국 산타바바라의 한국식 호프집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치맥 회동’을 할 때 찍힌 최 회장 사진에도 이런 낙서들이 잘 보입니다. 재계 2위 SK그룹을 이끄는 최 회장 손목에 누가 낙서를 했을까요.
복수의 SK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낙서들은 최 회장이 지난 달 약 보름 가까이 장기 미국 출장을 다녀오면서 만난 빅테크 CEO들의 사인이라고 합니다. 이 기간 최 회장은 미국에서 황 CEO와 혹 탄 브로드컴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등과 순차적으로 회동을 했습니다. 이들 중 일부가 쾌유를 빌면서 그의 손 깁스에 사인을 남긴 것이죠.
가장 눈길이 가는 것은 황 CEO의 사인입니다. 최 회장과 황 CEO는 공개적으로 친밀한 관계입니다. 최 회장은 16~19일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6’에 참석했습니다. 이 행사에서 SK하이닉스 부스를 찾은 황 CEO가 사인을 남기려 하자 최 회장은 다른 위치를 가리키며 “여기에 사인해야 할 것 같은데”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황 CEO가 “(최 회장은)맨날 이래라 저래라 한다”라며 티격태격하는 장면이 잡히기도 했습니다.이처럼 최 회장이 전면에 나서 빅테크 CEO들과 관계를 맺는 것은 첨단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도권 경쟁에서 승기를 확실히 하겠다는 의지로 읽힙니다. 빅테크 CEO들과 전방위 AI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직접 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죠. SK하이닉스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텐서처리장치(TPU)를 모두 아우르는 글로벌 빅테크들과의 핵심 파트너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첨단 반도체 시장에선 이제 고객이 원하는 성능과 특성을 지닌 ‘맞춤형 반도체’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HBM 경쟁은 기술을 넘어 고객사와의 관계 싸움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핵심 고객사인 빅테크와의 긴밀한 협력이 반도체 시장의 화두가 된 상황에서 최 회장의 ‘깁스 사인’이 어느 정도의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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