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기존 홈구장인 올드 트래포드 대신 새로 건설할 경기장의 예상도. 10만 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2035 여자월드컵 결승을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진출처|맨유 X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잉글랜드) 가 10만석 규모의 새 스타디움을 건설해 2035년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결승전 유치에 나선다. 그러나 현지 팬들은 못마땅한 여론이 대다수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9일(한국시간) “맨유는 기존 115년의 역사를 지닌 올드 트래포드를 철거하고 새로운 홈구장을 짓는 계획을 3월에 공식 발표했다. 총 사업비는 약 20억 파운드(약 3조 7300억 원)로 추산된다. 구단은 이를 증축해 2035년 여자월드컵 결승전 개최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2035년 여자월드컵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등 영국 전역에서 열릴 예정이며, 개최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맨유는 이 새 경기장을 통해 주요 개최지로 선정될 뿐만 아니라, 결승전까지 유치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맨체스터 시장 앤디 버넘은 이번 프로젝트를 지역 재생 사업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현지에서는 2012런던올림픽 당시 동부 런던의 낙후된 지역을 개발하는 프로젝트처럼 맨체스터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번 개발사업은 단순한 경기장 건설을 넘어 도시 전체에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맨유는 프로젝트를 통해 약 73억 파운드(약 13조 6000억 원)의 경제 효과 유치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팬들은 이를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디 애슬레틱’의 댓글에는 맨유가 성적을 먼저 끌어올려야 한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한 이용자는 “맨유는 항상 비싼 선수를 구매한다. 가뜩이나 필요 이상의 지출을 하는데, 이번 홈구장 증축 계획은 가당치도 않다”고 밝혔다. 실제로 맨유는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5위라는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에서도 토트넘에 0-1로 패했다.
또한 이번 사업 계획이 올드 트래포드의 역사를 무시하는 행위라는 비판도 나온다. 한 팬은 “100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올드 트래포드를 허물고 영혼 없는 현대식 경기장을 또 하나 짓겠다는 건 엄청난 실수다. 이는 상업주의와 관광에 밀리는 형국”이라고 날을 세웠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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